겨울은 언제나 봄을 품고

매운 바람끝에는 이미 봄이 숨어있으니

Archive for May, 2007

아름다운 것들이 떠나가는 순간

소설가 황순원 님이 작고하셨을 때 나는 많이 놀랐다. 서정주 시인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그의 친일 행적을 들먹였지만, 나는 그 이전에 내가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읽었던 그 시들을 생각했다.

어린 시절 흔히 교과서에 나오는 사람은 영원불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교과서에 나온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당연하게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의 부음을 어느날 신문 방송에서 듣게 되는 것은 그래서 충격이다. 나는, 그래도 스물 일곱 해 동안 교과서에 실린 분들의 사망 기사를 많이 보고 들었고, 그래서 더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그래도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이 있는 것이겠지. 당연한 것이나 당연하지 않은 것. 나는 초등학교 2학년때,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걸 골라들었는지 모르지만 손때묻고 낡은 주황색 표지의 피천득 수필집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다. 그때는 글쎄, 조숙의 오만을 부리기에는 좀 어린 나이였으니까 그건 아니었겠지만,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반납 기한이 다 되어가는 2주동안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나는 “인연”을, 아사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읽었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하는 대목은 어린 마음에도 많이 슬펐다. 그리고 좋아했던 이야기는 어머니를 추억하는 이야기들.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요,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 잃어버려 그의 사랑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때문이다, 하는 대목을 읽으며 나는 동생을 낳고 걸핏하면 코피를 쏟으시던 우리 엄마를 자꾸 불안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나이 들면서 수필은 소녀취향에 시시하다고 생각하고 집어던지는 일도 늘어났지만, 그 은전 한 닢에 대한 집착은 교과서에서 배우고 수능을 위해 공부했지만서도 아직도 마음으로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참, 오래 읽었지.

안녕히 가세요, 피천득 선생님.

언젠가는 또 다른 아름다운 분들이 떠나가는 순간을 보고, 듣고, 겪게 될 것이다. 받아들이지 못할 듯한 감정이 스쳐 지나가고, 가슴이 아프고, 그리고 결국은 일상이 된다. 듀스의 김성재가 죽고, 장국영이 죽고, 또 가수 누가 죽었더라. 그런 소녀시절의 기억들 속에 남아있는 또 다른 소녀들이 그렇게 그 죽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까워하며 슬퍼하다가도 결국은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아름다운 분들, 아름다운 것들, 그런 흔적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는 것은,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라 해도 좋은 일이겠지, 다행스런 일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아아, 올해 수능에는 피천득의 수필이 많이 나올 겁니다, 하고 대한민국 어디선가에서는 또 그런 말을 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문득 실소했다.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No comments

졸업사진 촬영을 구경하다

졸업사진을 찍는지, 창 밖에는 학생들이 저마다 아직은 어색한, 어른스런 옷차림들을 하고 서 있는데.

풍경 좋다. 일단 치마인 것이다!!!!!!

…..농담이고.

내가 대학 다닐 때 졸업사진을 찍을 때에는, 다들 교복처럼 바지 정장을 입었다. 그것도 플레인한 검정색이나, 검정에 핀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그런 옷들. 나도 그랬다. 흰 셔츠에 새카만 수트. 그나마 그때 샀던 것은 좀 캐주얼한 것이라 라펠에 길쭉하고 네모난 핀이 달려 있었다. 흰 셔츠가 아니면 나시티, 라운드 티, 그 정도의 차이였을까. 당연히, 남자애들은 거기다 넥타이를 맸다. 제대로 된 수트는 처음 입는 애들도 있다보니, 교복을 몇 년을 입었어도 여전히 다들 어색하기만 했다. 가끔, 회색이나 짙은 회색, 혹은 남색 감의 수트를 입은 애들도 있었고, 한 명 정도는 분홍색이 도는 정장을 입고 와서, 나중에 사진 찍는데 그 애 혼자 튀기도 했다.

우리 학교에서 졸업사진 찍을 때 치마를 입고 오는 애는 그야말로 가정과 애들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였는데, 나중에 앨범을 보니 가정과….. 아니, 생활과학대 애들도 거의 바지 차림이었다. 치마를 입어도 다들 당장 어디 사무실에 앉아있어도 될 법한, 무릎 길이나 무릎보다 조금 위로 올라가는 A라인 타이트 스커트였다.

내가 위화감을 느낀 것은, 혹은 세대차이를 느낀 것은, 오늘 본 애들은 다들 하늘하늘한 반팔 블라우스에 하늘거리는 검정 치마를 입고 있었다는 거다. 대략 유관순 언니 컬러링이다. 아니, 그것보다도. 나중에 유행 지난 다음에 보면 그나마 각잡힌 옷 입은 쪽이 보기에는 덜 부끄러운데, 어쩌면 교복같이들 저리 입었나 싶기도 하지만.

떼로 아저씨스럽게 수트를 입은 여자애들만 다글다글했던 인하대는 그야말로 공대학교(후우)
딱 보기에도 여초현상이 만연한 이곳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어쨌건, 유행하고 있는 지금은 저런 팔랑거리는 치마들도 예뻐 보이니까. 바람이 불자, 앞으로 학교 선생님이 될 아이들의 치마가 팔락거린다. 그래, 교단에 몇 년만 서 있어도 다리는 굵다리가 되어 지금처럼 예쁘게 치마입기도 힘들텐데, 지금 예쁘게 입어라, 보기 좋구나.

ps) 아르방과 함께 “원격연수 찌라시”를 돌리러 다녔다. 아르방에게 “우리때는 다들 이런 수트 입고 사진 찍었는데, 요즘은 다들 저런 치마네.” 했더니 아르방이 마치 전설따라 삼천리라도 보는 듯이 경악한다. 역시, 대학이 문제였던 거냐! 아니, 아닌가? 아냐! 우리 때는 레이스 블라우스 입고 오면 “베르사이유의 장미냐”고 웃었던 시대라구!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No comments

나는, 노숙자가 싫다

집은 인천, 국철이 끊어지는 시각에는 서울역에서 삼화고속을 탄다. (물론 그나마도 끊어졌을 때는 어떻게든 구로나 영등포로 가서 택시를 타야 한다)

그런데 이 서울역 앞이 아주 고담시 뺨치는 데라서 말이다. 어려보이는(실제로 어리지 않음) 여자 혼자서 쭐래쭐래 지나가면 노숙자가 와서 돈 달라고 하는 것은 예사다. 지난번에는 노숙자를 도우라고 막 그러길래 지나가던 경찰에게 달려가 등 뒤에 숨은 적도 있다. 그나마 직장인 삘 내면서 다닐 때는 좀 덜 그러는데, 캐주얼하게 입으면 어려보여서인지 옷 때문인지 더 우습게 보고 사람 겁먹이는 것들이 바로 그놈들이다. 현재 직장이 인천이다 보니 서울에서 밤 늦게까지. 는 주로 놀러 나왔을 때의 일이다 보니, 그렇게 말 시키며 위협하는 노숙자들 때문에 하루의 마무리를 망치는 날도 있었으니.

 
 
 
 

솔직히 이렇게 말하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니 어쩌니 훈계하는 양반들 많을 것 잘 알기는 하는데.

난 노숙자의 인권에 관심없다. 노숙을 하게 된 사연이라는 것이 기구할 수도 있지. 그런데, 밥은 얻어먹어도 뭔가 일을 배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데는 관심없이, 술 먹고 삥 뜯고 공짜 밥에만 길들여진 사람들을 과연 사람으로 분류해도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의 연장으로 취업이건 공부건 무엇이건 자신의 앞날에 대해 자포자기하고 세상에 불만 품은 채 기껏해야 키보드 워리어 짓이나 하며, 그렇다고 살림이라도 돕는 것도 아닌 주제에 부모에게 용돈 삥뜯고 밥만 얻어먹는 놈들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적어도 이 사람들은 밤에 집에 가는 나를 위협하거나 돈 내놓으라고 하지는 않으니 일단 패스한다.

자활할 길을 찾아주려고 하는 단체들도 있지만, 노숙을 몇달 이상 하면 다시 조직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진다는 말도 있고. 하여간 노숙에 길들어, 일도 안하고, 앞날에 대한 생각도 없이, 공짜로 나오는 밥 먹는 것이야 인간으로서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니 그 정도는 사회에서 챙겨주어야 하겠지만 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불쌍한 노숙자 운운해가면서 길 가는 젊은 여자를 위협하고 돈 뜯으려 하며 서로 죽이고 살리고 여자 노숙자 하나 들어오면 돌림빵해가면서, 서울역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을 두렵게 만들고, 밤에 집에 갈때에도 노숙자가 이쪽으로 오는 것이 보이면 근처에 경찰 없는가를 먼저 살피게 하는, 솔직히 그런 작자들의 인권을 언제까지 보장하고 보호해야 하는가. 사회가 그런 노숙자들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이해는 하되, 그 상황에서 스스로 벗어난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저 그 구걸이 주는 평화에 비뚤어진 입술의 사나이처럼 그저 주저앉아서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해가는 사람들을 내가 왜 동정해야 하는가. 그로 인해 파괴되는 인권이 있다면 그건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의 생명에는 경중이 없으되, 사람의 인권에는 경중이 있다고 보는 것이 불행히도 내 관점이다. 적어도, 자기 앞날을 생각하고 자기 현실에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의 인권이, 앞날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며, 그런 자신들의 인권이 어쩌고 하며 하루하루를 구걸과 폭력으로 때우는 인간들의 인권보다 앞선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고로, 밤에 서울역 앞을 지나갈 때마다 나를 겁에 질리게 만드는 그 노숙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인권을 찾고 싶으면 인간답게 좀 살아보라고. 물론 나는 살아서 집에 가고 싶으니, 차마 그 면전에 대고 그리 말은 못하겠지만. 노숙자가 서울에서 몇 명이 굶어죽고 얼어죽건 난 상관없다. 그냥 나는, 무슨무슨 단체에서 결식아동 도시락비 후원하는 것이나 계속 할 거다. 혹시 내가 나중에 돈을 더 많이 벌면, 그때는 북한이나 다른 나라의 결식아동 후원하는 계좌에도 얼마씩 넣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엾은 노숙자 밥해준다는 데다가 내가 십원 한 장 낼 줄 알아? 사람에게 하는 일에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되, 나는 그런 것을 두고 “쌀이 아깝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노숙자가 싫다. 죽건 살건 어쩌건, 난 댁들이 하나도 안 가여워. 인권이고 뭐고 간에, 밤에 서울역에서 노숙자에게 가방을 붙잡히는 공포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아는가? 그러다가 어디론가 끌려가 강간당하고 죽는건 아닐까 생각할 때의 공포를, 그걸 뿌리치고 달려 겨우 버스 정류장까지 와서는, 집에 오자마자 이나 벼룩이 옮았을지도 모르는데 가방을 갖다버려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는 그 기분을 아는가. 아, 정말. 난 그럴 때는 내가 내는 세금으로 이런 노숙자들 좀 어디 가두어라도 놓을 수 없는 것일까 생각한다. 아니, 적어도 가로등이라도 늘려서 대낮처럼 훤하게라도 해줘요. 기분상 겁이라도 덜 먹게.

 
 
 
 

==================================

오늘 다른 글을 보고 트랙백을 하며 몇줄 더 추가하자면.

난, 힘들게 대학 나오고 취직해서는 내가 벌어서 그 학비 다 갚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채같은 것 끌어다 쓰느라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을 봐도 동정심이 안 들어요.
어린애들이 아니라 다 큰 어른들이거든요. 산와 산와 산와머니 하는 씨엠송에 홀려 그런 광고대로 돈을 쓰는 미친짓을 한 것도 그 사람의 선택이라 이겁니다.

난 내 세금으로 노숙자들 사채 갚아주고 싶은 마음 없습니다.
그보다는, 도시락도 굶어서 후원을 기다리는 애들 우리나라에 아직 많으니까
그런 애들이나 제발 챙겨줘요. 애들이 그러는 것이야 애들에게 죄 있는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적어도 애들은, 힘 닿는 한 잘 먹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동정심도, 발휘할 곳과 그럴 필요가 없는 곳이 있습니다.
만약에 노숙자를 챙겨주어야 하는 정말로 절실한 이유가 있다면
그 사람들이 폭도로 변해서 멀쩡히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일 뿐
그 외에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18 comments

워드프레스 업그레이드 >_<

세이군이 권해줘서 2.2로 업했습니다.

로그인하는 화면이 산뜻해졌군요. 뭐, 마음에 듭니다. 설치하기 정말 간단한 것도 포함해서요.

그나저나 이글루로 트랙백 보내는게 잘 안 되네요. 저만 그렇습니까?? (궁금)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No comments

뭉뚱그리지 말자 : 천조제님 사건에 대한 짧은 생각

음, 나는 일단 길 가다가 불법 DVD 노점이 있으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고 지나가는 센스를 발휘하는 인간이기는 하다. 댁들 덕분에 내가 DVD 사려는데 자꾸 문들 닫고 나가잖아. 에 억하심정이 들어서.

그런 동시에, 정품 구입하고 어디서 번역본을 구할 데가 있으면 그것도 구한다. 일어를 못하니까. 혹은 DVD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구입해서 보다가 PMP에 담아서 들고 나가야 하면 그때는 P2P로 구한다. 구입을 했고, 내가 같은 DVD를 또 구입할 일은 없으니까 그다지 찔릴 것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혹은 노다메처럼 좀 빨리 보고 싶은 애니는 그런 경로로 보기도 종종 보는데, 그렇게 미리 본 애니메이션은 웬만하면 국내 정발시 질러준다. 프린세스 츄츄도 그랬고.

이중잣대인가? 하여간 난 그래서 이번에 천조제님의 해체신서도 구입했다. 그동안 나가노 마모루 일러스트들, 그야말로 일어 모르는 내게는 그냥 화려한 그림책이었던 것이 좀 많이 억울하고 아까웠다.

물론 이 문제, 천조제님이 잘못하셨다는 것이 맞다. 아싸 번역본 나오네, 그러면 살까말까 하던 원판 사면서 같이 지르면 딱이겠군. 하고 생각하며 지르기는 했지만, 그리고 서울문화사에서 정발 안 해줄 가능성이 99.999999999%이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건 천조제님 말씀 그대로 해적판인 게 맞기는 맞다. 그리고 해적판이 나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도 맞다. 근데 포인트들이 좀 이상하게 가는 것 같아서 말이다.

 

1. 판매와 그 가격 문제
2. 왜 잘못한 중심 사안-저작권-이 아니라 자꾸 인격 문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가

 

디씨에서 몇몇은 이번 논쟁에서 그에 대해 말하며 원판과 함께 판매하는 방법을 택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는데, 그렇다고 해도 원판에다가 최소한 복사비 몇천원은 붙인 가격이 책정되었을 것이고(아니, 그 텍스트의 분량상 말이다), 그 경우에도 상업적이네 어쩌네 그래서 나쁜 놈이네 하는 말이 나오기는 나왔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될 것 그냥 웹에다 풀어놓지 그랬느냐 하는 의견은, 글쎄, 공짜면 불법이라도 용서한다. 일까. 그런 식의 의견은 그래도 천조제님 잘했어요 하는 의견 이상으로 뭔가 황당해서 듣고싶지 않지만.

가격 문제는 글쎄, 본문이 마스터인 경우 기준으로들 가격 계산들이 뽑히는 것 같다. 옵셋으로 했을 경우 얼마가 나오는지 계산해 주실 수 있는 분? 옵셋이야 1000부 넘어야 마스터랑 가격 똔똔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가격 문제는 세부 옵션을 좀 들어보고 싶은데. 설마 단도 본문을 옵셋으로 뽑는 금칠을 하였을까 하고 어제 문제의 책 해체신서를 넘겨보니 인쇄질은 꽤 좋은 편이다. 옵셋으로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드는데, 누가 명확히 말씀해 주실 수 있는 분 없는지. 그거 계산 나온 다음에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포인트를 두고 싶은 것은 왜 이 시점이냐, 다. 그동안 저거 번역이나 할까요, 부터 시작해서 조판하고 표지 올리고 사람들 가수요 조사할 때 까지 대충 두세달은 먹힌 것 같은데 그동안 왜 아무도 그 일에 대해 딴지걸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나비 효과? 내가 떠올린 것은 나비 효과 쪽이었는데, 어째서 내가, ## 군이나 ## 언니에게 모 번역동인이 어쨌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온 다음날 저런 논쟁이 떠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들은 이야기는 조금 지나간 이야기일 것이고, 내가 그쪽에 속해있지 않으니 정확하게 무어라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대략 여중 여고 교실에서 볼 수 있는 듯한 그런 분위기의 싸움이었다는 말까지는 들었다.

그래서 든 생각이 동인녀 언급이 혹시 그 이야기와 이어지며 언급된 것은 아닐까, 이지만 그건 대충 그 내가 이야기 들은 번역동인의 싸움 분위기가 언제였는지를 알 수 없으니 그냥 내 생각일 뿐이고. 어쨌건 지금의 일은 자정작용의 일환으로 벌어지는 트러블이니 사실 대단히 긍정적이고 역사의 흐름에 순행하는 논쟁이되, 왜 이런 싸움에서 분명히 합당하고 정의로웠던 A 안건이 왜 감정싸움에 가까운 A’안건으로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들어서.

관련 글들을 계속 찾아 읽으면서 생각했다. 저작권의 문제, 해적판의 문제에 대한 지적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동인녀를 싸잡아 비난해서, 언행이 일치하지 않아서 등의 계속되는 다른 이야기들이 덧달리며 격돌이 일어나는 것은 무엇일까. 그 점은 일단 별도의 문제로 언급해야 하는 것이 아닐지? 그걸 해적판의 문제와 함께 언급하며 비난하는 것은 그 역시 물타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자꾸 여고 여고 해서 곤란하기는 한데 여고 교실에서의 싸움같은 꼴이 되지 않으려면, 분리할 것은 분리해서 이야기하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에 대해서라면 천조제님은 그런 말들을 들으셔도 사실 어쩔 수 없는 입장이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방법을 생각하셔야 할 것이고, 문의해 본다고 하셨으니 뭔가 결론이 나오기는 하겠지 무엇이 되건. 하지만 그 사람의 과거 행적, 위선, 동인녀를 싸잡아 비난, 그런 것을 여기 결합하여 이야기하면, 아마도 어느 한쪽이 대파되는 결론이 아니고서야 이야기가 끝이 안 날 텐데 싶어서 말이다. 명확하게 잘못한 부분을 언급하며 그런 인간 개인에 대한 부분을 붙이게 되면, 맞는 말을 하고도 뭐 묻은 개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것 아닌가. 그 사람이 저작권 쪽에 문제를 일으켰고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점과, 그 사람이 누구를 싸잡아 욕하고 전에 그렇게 저작권에 대해 개념찬 것 같더니, 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이번 일을 지적하신 조나단님께 천조제님의 실언을 제보하신 분까지 계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건 이미 저작권의 시비 싸움을 넘어가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감정적으로 흘러가는 글들을 보며 생각을 했다. 일단 사안을 쪼갤 수 있는 최소 단위로 분리부터 해놓고 생각하고 싶다. 아니, 일단은 구경을 조금 더 하고. (딱히, 불구경 싸움 구경이 재미있어서는 아니다. 지금 개입해 본들, 그런 감정적인 부분까지 밀고 명확하게 따지지 않으면 당신은 뭐냐 옹호하는 거냐 소리 딱 듣기 좋은 것이 지금의 상황이 아닌가.) 그래서 이 글은, 천조제님이나 조나단님, 혹은 그 사건에 관심있으신 분의 블로그 등에 트랙백하지 않을 생각이다.

 

 

 

간단한 요약 : 시비를 가리는 것은 좋고, 사실 그 결과야 명확하지만, 일단 사안을 좀 나누어서 핵심을 두고 말했으면 한다.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No comments

하이서울 페스티발 : 서울 역사 퍼레이드

밥 먹고 놀다가 나와보니 퍼레이드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s4200058.JPG 

 이순신 장군과 수군들이 지나간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 코스프레하신 분의 말이 제자리에서 빙빙 돌다가 푸슉;;; 길거리를 화장실인 줄 아는 불상사가;;;;;;

s4200060.JPG 

역사 속의 스타들이 지나가신다, 위에는 세종대왕님도 계셨음.

s4200062.JPG 

군악대. 몰랐는데 무려 “큰북을 끌고”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대략 박격포병인데 포신이 아니라 “포 받침대”만 3년동안 들다 나왔다는 에피소드와 비슷한 것인지. 군악대 중에도 여군이 있더라. 전에 황금숲토끼님 포스팅을 보고도 느낀 것이지만, 사관생도복이나 군복 예장 등등은 남자가 입어도 훌륭하지만 여자가 입으면 아름답기까지 하다. 오스칼이 왜 그 시대 만화보던 소녀들의 혼을 빼놓았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 아닌가.

s4200069.JPG 

그리고 군 의장대의 행렬. 멋져, 멋져. 남자들 다 달려가서 구경하고 있는데, 저 사람들이 군대 쪽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는 바로 그 사람들인가? 하지만 군대 다녀오지 않은 나같은 여자에게야, 키 180 기본인 장신에 나름대로 얼굴 보고 뽑았다는 군 의장대 행렬이야 눈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s4200071.JPG

옆에 따라다니는 분들은 대략 사복입었지만 사실은 무서운 높은 분들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아, 공군 의장대 지나갈 때 보면 생수통 같은 것을 들고 따라가는 일병도 한 명 있었다. 혹시 더워서 누가 하나 뻗거나 해서 교체가 필요할 때를 위한 인원인건가?

s4200073.JPG

해병대. 씩씩하고나!

예전에 외삼촌이 해병대를 나오셨는데, 난 그래서 예전에 해병대를 꽤 좋게 보았었다. 뭐, 지금도 워낙 훈련이 빡세고 하다 보니 마초의 대명사처럼 그런 성격들이 만들어진 것도 있겠지만. 난 뭐 학교 안이나 그런 데서 그렇게 해병대 기수 따지는 것 빼면 그다지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자동차에 해병대 마크 달고 다니는 거야 취향이니 뭐.

s4200075.JPG 

아무래도 한창 나이의 남자들이니 “곱다”는 표현은 안 어울리겠지만 제복의 위력은 대략 강력. 완전히 눈 보신 급이다. 

 s4200076.JPG 

뒷태도 곱고. >_< 근데 이 사진 찍자마자 국군아저씨 하나가 총 돌리다가 삐꺼덕 한 것을 봤다;;;; 그 장면 찍어서 뿌리면 그 국군아저씨는 좀 혼나고 그러는 건가;;;; 군의장대들 빡세다고 들었는데.

s4200077.JPG 

UCC 스타들이라고, 재미있게 생긴 애들이 떼로 지나갔다. >_< s4200079.JPG 

모 사립학교의 밴드부. 군악대와는 달리 대중가요 같은 것들을 연주하며 지나가 이쪽도 나름대로 흥겨웠음. 

s4200082.JPG 

퍼레이드 중, 재즈 라이브까지. 근데 저런 트럭이 “천천히” 움직이는데 그 위에서 연주까지 하려면 멀미나지 않을까;;;;

s4200083.JPG 

맨날 저 앞을 지나갈 때 마다 국세청 건물이 저리 아름답다는 사실에 경악하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혈세로 저 건물에 세들어 사는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국세청, 저 건물에 있는 것 맞나?

s4200085.JPG 

의류 브랜드 톰보이의 요즘 광고모델인 크레인 인형이 걸어다니고 있다. (정확히 저 시점에서는 아직 준비중이라 눈만 깜빡거림)  

s4200086.JPG

사람떼를 구경하고 계신 이순신 장군님 되시겠습니다.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No comments

어린이날 이브 잡담

다음달쯤 중국에 1주일 정도 갈 일이 생겼다고 했더니 엄마가, 전부터 여권은 하나 만들어 줄 생각이었으니까 사진이나 찍어 오라고 하셨다.

“잠깐, 그러니까 엄마가 수수료 내준다고? 아싸.”
“시청 가서 해다 준다고. 대행 수수료 없이. 너 딴데 맡기면 대행 수수료만 2만원은 줘야 할 걸?”
“……”
“……바랐던 거야?”
“아니, 뭐. 해주신다길래.”
“……어차피 태준이 것도 해줄 거니까.”
“그래요?”
“기분이다. 이번 한 번만 수수료 내주지 뭐. 어린이날 선물로.”
“앗, 감사합니다.”

그래서 어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느낀 것은, 나는 참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는 것이었다.

입을 딱 다물고, 눈을 똑바로 뜨고, 턱은 당기고. 여권 사진은 누구나 대부분 천편일률적인 포즈를 하고 있다보니, 표정이나 그런 것이 아닌 그야말로 생긴 모습은 훨씬 잘 드러난다. 물론 안경을 쓰고 찍었더니 빛 반사가 조금 들어가서, 사진사 아저씨는 안경을 벗고 찍은 쪽을 인화할 것을 권해주셨지만, 아침 여섯 시 부터 새벽 한 시 까지 안경을 안 쓰고 지내는 순간이 없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해본들 내가 내 사진이 낯설어서 여권 잃어버리겠다니까. 그렇게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매부터, 코며 입이며 이마까지 참 아버지를 많이 닮아 있다. 다른 것이라면 역시 나는 동글동글한 얼굴인데, 아버지는 마르고 갸름한 편이라는 것 정도일까.

물론 엄마의 말씀으로는, 볼살이 빠지면 아버지 젊었을 때랑 거의 판박이겠다는 것이다.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아버지가 젊었을 때는 미소년이었다고 지금 자랑하시는 건가!!!! 어느 쪽이라도 쇼크. 하지만 차라리 엄마를 닮았으면, 나이들어서 저런 모습이 되겠구나 하는 것이 예측이라도 되겠는데, 아버지를 닮았을 경우는 문제가 좀 있는 것이…… 호르몬의 영향이라는 것이 이 얼굴에서 어떻게 작용해 줄까, 의 문제가 되어버리는 거다. 하아.

 

 
직장 옆에 있는 초등학교는, 내일 어린이날이라고 오늘 체육대회를 하고 일찍들 집에 가는 모양이다.

어제 발송할 우편물을 다 발송하고, 나는 교재 중 오탈자 많은 두 권을 집어다가 교정을 시작했다. 출판사 다닌 것이 어쨌거나 인생에 쓸모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내일은 어린이날입니다, 하는 저기 초등학교 운동장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에, 나는 언제 그리 해야지 하고 계속 미루어오던, 국내아동 후원 신청을 했다. 결식아동 도시락 챙겨주고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이제는 월 2만원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나이는 되었으니까. 술 안 마시고 담배 안 태우니, 그 셈을 치면 외려 남는 장사다. 그게 올해의 내 어린이날 선물이다.

물론 직장에서야 어린이날 선물 달라는 누군가의 말에 “저도 어린이날 선물 받을 줄 알아요. 외장하드라던가.” 하고 대꾸했지만, 외장하드는 얼마 전 세이군이 선물해주었으니까 괜찮고. 게다가 뜻밖에도 엄마가 여권 발급을 해 주신다고 하셨으니 그것도 선물로는 크고. 오늘 밤에는 퇴근 후에 바로 대학로로 달려가 찰리 브라운을 볼 거고. 내일은 바람의 나라 개막이고.

무엇보다도 날씨가 맑아서 좋다.

마가린 바르기 bookmarkr.net WZD.com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댓글 RSS 붐바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