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언제나 봄을 품고

매운 바람끝에는 이미 봄이 숨어있으니

Archive for April, 2007

[긴급] 책 방출합니다!!!

제가 끌어안고 살던 책의 일부를 이번에 방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후우……)

군산 짐과 인천 짐을 합치며 어쩔 수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 크게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방출목록 나갑니다. 필요하신 분은 적어주세요. 

책은 별다른 표시가 없는 한 깨끗하고,

직수령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3권 이상은 착불, 2권까지는 등기로 2500원 받습니다. (책에 따라 그보다 등기비가 비쌀 수도 있겠지만 그냥 2500원으로 합니다. 단, 빠른 등기가 아니라 보통 등기입니다.)

책 정리 되는 동안 당분간 이 목록은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이 블로그는 비밀글이 되지 않으므로

1. 책을 찜하는 덧글을 남겨주시고

2. 우리은행 256-393651-02-001 전혜진 앞으로 입금 완료 후

3. http://heyjinism.com/bbs/board.php?bo_table=tongpan 에 글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이클립스 통판 게시판이므로 안에 책 제목을 정확하게 적어주세요. 이클립스도 재고 남는대로 판매는 계속 하고 있으니 참고해 주시고요.

4. 책 찜하는 덧글이 달리면 일단 책 제목을 이탤릭으로 바꾸어 놓겠습니다. 헷갈리지 않도록요. 발송까지 완료되면 선을 그어 놓겠습니다.

 

 

이하는 책 목록입니다.

 

저널치료-자아를 찾아가는 나만의 저널쓰기 : 3천원 

만화잡지 허브 : 창간호부터 마지막 호 까지 한번에 방출. 3만원. 택배 착불만 가능.

이교수의 광고 특강 - 카피 한 줄의 힘 (이인구, 컴온북스) : 4천원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7천원

원정혜의 해피해피 요가 다이어트 : 3천원

아름다운 몸의 혁명 스트레칭 30분 : 부록인 스트레칭 그림 들어있는 엽서 예전에 분실, 책 상태는 깨끗 : 3천원

파름문고판 베르사이유의 장미 상, 하권(중권 없음) : 묶어서 4천원 

바람의 검심 한글판 화보집 : 2천원

캡틴하록(린타로 판) DVD : 5천원

조작된 신화 존 에드거 후버 (고려원판) 1, 2권 : 7천원

퀴리 부인이 딸에게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 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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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회 행사, 과연 수도권인가!!!!

오픈하자마자 보려고 5월 26일자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보려 미리미리 예매를 해 두었다.

 

그런데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이번에 여직원회에서 현충일 전날 그걸 보러 간다고 하는 것.

잠시 생각했다.

기회비용의 문제다. 배우가 뭐가 나오건 간에 그 제목을 단 이상 선생님의 원작에서 왔다는 것만은 어찌 할 도리가 없다는 이유에다가 혜압님의 누님포스에 자근자근 밟히는 듯한 그런 관람을 하고 돌아오면 호동 따위는 머릿속에서 싹 지워버리고 말 것이라는 판단 하에 5월에 바람의 나라를 2번 보기로 예매를 한 나였지만,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음악 때문에라도 한번 무대에서 보고 싶었던 작품이기는 해도 과연 두 번을 볼 가치가 있을 지에 대해 아직 확신할만한 상황이 아니라서.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취소하고, 대신 다음 주 금요일에 찰리브라운을 보러 가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중얼)

 

 

군산에서 여직원회 회식은 1년에 한번 했나? 모여서 밥 먹고 술 먹고가 다였다. 여기는 공연을 본다고 한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내가 끊은 표는 맨 꼭대기 구석자리였지만 이번 여직원회 모임에 볼 자리는 그보다는 앞자리다. 물론 오픈하자마자 예매한 것이니 더 저렴하였겠지만. 어쨌건 술 먹고 어쩌고 한다는 걱정은 덜어서 기쁘고, 1년에 한 번 회식을 해도 저렇게 하면 장히 좋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내 고향”에 돌아왔구나 하고 생각하던 나는 그 공지를 보며 “이 매연냄새 사랑스러운 수도권에 돌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그리고, 어쨌건 시립문화회관 같은 데 말고는 딱히 그런 공연을 보고 들을 만한 장소 자체가 없는, 지방의 소도시가 아니라 이 수도권에서 나고 자란 것이 새삼 기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직장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경인고속도로가 막히지 않는 한 대학로까지 40분이면 도착한다는 사실도. 집에 가는 길에 부평문고가 있고, 직장 앞에서 지하철을 타면 20분만에 터미널에 도착하며, 터미널 지하에는 영풍문고가 있고, 한 칸을 덜 가면 CGV가 있으며 종합 문화예술회관이 있고, 다시 한 칸을 덜 가면 시립 도서관이 있으며, 거기서 버스를 타면 인천 시립박물관도 멀지 않다는 사실이. 그게 갑자기 너무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방 소도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서점도 별로 없고 공연도 구경하기 힘든 것이,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먹고 사는 문제를 조금 넘어설 때 그리 훌륭한 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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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의 목표들 메모

월하의 동사무소, 매달 20일까지 한편씩 써볼것

황금새의 전설 5부, 올 9월까지 완결하고 6부 준비

책상 정리. 두 집 살림하는 동안에 책상만 아주 쓰레기장이 되어 있다.

책상 정리 이전에…… 이삿짐 정리. 출장 다니고 회식 참석하느라 아직 옷 짐도 못 풀었다.

정장 두 벌, 셔츠 5벌 구입. (한 벌은 성하더군……) 군산에서 입던 셔츠들은 너무 낡아버려서 그냥 놀 때나 입어야겠다. 옷장에 들어있는, 나는 안 입는데 엄마가 아깝다고 둔 옷들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기. 정 방출하기 싫으면 엄마 옷장에 넣자고 말해본다. (어차피 그래봐야 그 중에 한벌에 8만원 넘는 옷은 딱 두개밖에 없다. 코트하고 문상용 정장)

아, 100%의 가방 구입. 그건 언제 나타날까나….. 걱정이다.

방통대 시험 잘 보기, 출석수업 잘 듣기, 과제 내기, 그래서 올해는 3학년을 무사히 수료할 것. 특히 기말고사를 잘 본다.

엄마한테 잘 하기.

예술의 전당 아르코에서 하는 발레나 오페라 상영회 종종 보러갈 것. (올해 안에 5번)

구슬이와 친하게 지내기.

책, 한주에 5권 읽기. 책 사냥한 것들 플래너 뒤에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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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하자마자 군산대 앞 PC방에서….

음…..

 

지금 다시 군산입니다.

월요일 출근하고, 인사다니고, 매뉴얼 받아서 정독하고, 근장학생이 타주는 차를 한 잔 마시고. (군산의 근장학생은 청소만 하고 갔지요. 그래서 갑자기 녹차랑 커피요. 해서 좀 놀랐어요.) 그러고 나서.

첫날부터 출장을 명 받고 군산으로 출장왔습니다. 사유는 군산 팀장님이 인수인계 하라고 부르셔서. 예요. 대신 수, 목에 군산 오신 김선생님도 인천으로 오십니다.

출장비를 받고 왔으면 모르겠는데 출장비도 못 받았고, 내일은 월급이고, 게다가 이번에 이사하고 옮기고 하면서 평소에 카드를 주로 썼는데 갑자기 현금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여서. (게다가 2월에 야근한 것 그때 최선생님이 안 올려주셔서 3월에 초과근무수당 못 받았는데 이번달에 2월, 3월치를 몰아 받아야 하는데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도 모르겠고요. 2월에 죽을 만큼 야근했는데 T_T) 그래서 돈은 없고 오늘도 PC방에서 노숙입니다. 7천원이면 음료수 무한 리필에 인터넷 되면서 하룻밤을 새울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그래도 추워서 무릎 담요도 가져왔으니 충분합니다. 월하의 동사무소 조금 더 쓰다가 3시쯤 엎어져서 눈 좀 붙여야죠.

군산과 달리;;; 인천 쪽은 사무실마다 복장단정 기본. 슬리퍼 끌고 다니시는 분도 없었습니다. 라는 것은 혹시나 운이 좋아 그 초과근무수당을 모두 몰아서 받을 수 있게 되면, 펀드에 넣어 예쁘게 키우려 한 그 돈을 모두 옷 지르는 데 써야 할 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지금 현금 기근인 것도, 매달 쓸만큼만 현금을 남겨두고 펀드에 넣고 넣고 해서입니다. 펀드만 예쁘게 크고 있죠. -_-;;;;;

 

지난주에, 토요일까지 MT 다니고….(그 옷가방 들고) 일요일에 비누강좌 가고(그건 보온끝난 비누 받으면 사진과 함께 올리던가 하죠) 별사 정모도 다녀왔더니 피곤하고 졸려운데 출장까지 와서 하룻밤을 담배연기와 마비노기로 지새우려니 죽을 지경입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청춘이니까. (훗)

 

그나저나;;; 면접볼 때 입고 그 후에는 결혼식하고 장례식 갈 때만 입고 곱게 넣어 둔 수트 입고 나갔더니, “옆에서 보고 남자앤줄 알았어”라는 말을 들어버렸습니다. (물론 앉아있을 때죠. 서서는 키 때문에라도) 거참……

 

군산 팀장님은 교대는 아무래도 종합대학이 아니라 칼리지 규모니까 서버도 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지만, 와보니 서버들이 빵빵해서 너무 좋아요. IBM AIX들이 조로록 꽂혀 있는데 와아. SUN 쪽의 기계들은 대학다닐 때 보았고 HP는 교육도 다녀왔지만 IBM은 본 것도 처음인 것 같아. 공부할 게 많아서 좋습니다. 열심히 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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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84] 마지막일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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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해명은 출근길에 찍은 사진으로 탈 군산을 기뻐하며 북북춤을 추는 대신 움짤을 만들었다….

 

…..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면 저도 행복하겠지만 인생 그렇게 간단할 리 없죠. (후우)

원래 내일 발령인데 결재가 늦게 나는 바람에;; 월요일로 늦추어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짐 부쳐놓고, 퇴근하고 바로 인천 올라가야지 하는 생각에

아침에 출근하면서 방 빼고, 방에 버리고 가는 이불(곰팡이 나 있음) 버리는 값+약간 더 해서

(사실은 필요한 짐 챙겨서 나가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던 상황이라, 쓰레기는 분리해서 버렸지만 방은 꽤 난장판이었죠.)

주인 아주머니께 2만원 드리고 나오기까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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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현재 학교 앞 PC 방에서 마비노기로 밤을 지새울 각오를 하고 정액을 끊은 상태입니다.

생각해 보면 여기가 아니면 어디서 돈 만원에 밤을 보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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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어제의 택배 영수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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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는 안 틀어주는 분수. 바람이 불면 도로까지 물이 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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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빵을 물고 책을 읽다가 기독교 동아리들의 어택을 당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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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전산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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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보다 더욱 친숙한;;;; 도서관. 저길 오르내리면 다리가 강화됩니다. 철나막신을 신으면 효과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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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원 건물 천정. 몇년 뒤에는 여기를 완전히 종합교육관에 내 주고 전산원 건물을 따로 짓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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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입구. 아직 아침 일찍이라 사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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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에 포근하게 찍힌 사무실. 실제보다 120%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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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난초들은 팀장님이 자주자주 예뻐해주시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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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캔버스 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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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창가에서 내다보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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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 바로 뒤 창문에서 내려다보이는 목련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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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83] 군산에서의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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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다사다난했던 군산에서의 생활…..

그렇게 두 번째 돌아온 봄이 한참 무르익던 바로 어제. 그러니까 4월 11일.

아침에, 갑자기 뜻밖의 손님이 나타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인교대 선생님, 저와 바꾸기로 하고 메신저와 전화로 연락하였을 뿐

직접 뵌 것은 처음인 바로 그 분이셨습니다.

 

……라는 것은 다시 말해서.

 

“4월 13일자로 경인교대로 발령날거예요. 물론 저쪽 선생님도 이쪽으로.”

 

인사교류에 성공한 것이었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13일 아침에 인천 쪽에서 출근해야 한다는 말은.

이삿짐을 쌀 날은 오늘 저녁 뿐이라는 말이 되기도 하죠.

무슨 내용이 오가는지는 모르겠으나 서버의 로그를 보니 경인교대에서 문서가 날아오고

다시 우리 학교에서 보낸 문서가 도착, 접수, 결재완료 표시가 나는 과정이 보였습니다.

정말로 되는구나.

싶어서 감개 무량했습니다.

 

 

하지만 감개만 무량해 봤자 지금 상황에 도움 될 것 없습니다.

팀장님께서는 “매뉴얼을 다 만들기 전에는 못 가!” 하셨고(원래는 매뉴얼을 만들어서 상대편 선생님이 숙지까지 하셔야 하는 조건이었는데 완화되었죠.)

프랭클린 플래너 뿐 아니라 수시로 윈도 메모장 등등을 열어 작업 내용을 메모하는 것이 취미였던 저는 정말로 11일 퇴근시간 직전까지 완벽 매뉴얼을 만들었으며

그도 모자라 본부에 수리 다니고 하는 사이에 학생회관에 들러 링제본까지 해서, 반짝반짝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예, 간단히 말하면 “성의있는 사람의 본보기”라고 자부하고 싶은 상황이랄까요.

그리고 저는 방에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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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찍은 사진.

사실 8박스가 나왔고, 그 중 옷과 잡다한 것은 2개…. 즉 책 상자가…. (후우)

엄마한테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하여간 저걸 들고 나르다가 지금 오른팔을 좀 다쳤어요. 팔꿈치 안쪽이 붓고, 피멍이 들어 있습니다. ^^

손목을 쓰기가 힘드네요. 손목과 오른손 엄지까지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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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꾸려 택배를 부쳤던, 단골 편의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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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편의점 앞에서 바라다 보이는, 정문 앞의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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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로 들어갔으니 할 말은 없으되, 내게는 지긋지긋한 -초라하고 더럽고 감당이 안 되게 추잡하게 구는 애들까지 있어 더욱 힘들었던- 고시원. 이것저것 서운하고 갑작스런 일에 당황하여 두리번거리다가도, 정말로 군산을 떠나서 눈곱만큼의 예외조항도 없이 너무 행복해요 소리가 나오는 단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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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 와서 처음 구했던 방. 역시 고시원이었고….. 무려 벽에 누수가 되어 전기가 끊어지는 수준의 방이었지. 게다가 퇴근해 보니 벽에 곰팡이가….. 내 정장, 내 가죽가방….. 제대로 드라이를 보냈지만 흠집이 남아있다구. 몇 번 입지도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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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앞뒤의 문. 밤에는 어두워서 무서웠지만, 그래도 중간쯤 가면 불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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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다 늘, 돌아보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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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 도착했던 첫날 밤, 내가 그렇게도 증오하던, 이제는 익숙해진 쓸쓸한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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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82] 무엇이 되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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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교류 일이 어찌 될지 막막한 가운데 나는 아침에 일어나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깨끗하게 하고, 경인교대에 가서 돌아다니다가 본부 1층의 화장실에 들어가 나오며 학교 지도를 둘러보고 왔다.

그것은 나에게 어떤 종류의 의식이었다.

그 자리에 있고 싶다면, 미리 가서 구경도 하고, 화장실도 가고, 혹시 강의실 문이 열려 있으면 빈 강의실에 기어들어가 낮잠도 한 숨 자고 오는 것.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스케일링을 하고 휘어진 안경테를 조정하고 낡은 구두굽을 고치거나 아니면 아예 신발을 새로 한 켤레 지르는 것. 그리고 그런 일은 언제나 행운을 불러오곤 했다. 물론, 그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오기 전에는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일들이기는 했지만.

 

 

그 발복인지, 어제 오늘은 대단히 파란만장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신경전이 벌어졌고, 거기 총장님과 여기 총장님이 전화를 하셨다는 이야기도 들었으며, 총무과장님께서 전화를 하셨고, 처음 뵙는 분께서 전화를 하셔서 버럭!을 하시기도 했으며, 그 버럭을 그 버럭의 대상이 되신 분께 들고 올라갔다가 버럭버럭!을 당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쩔 수 있나. 남의 일이라면 모르겠으되 집에 가는 것은 내 문제이니, 나는 예,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근데 집에는 보내주세요를 입에 단 채 하루를 생짜로 보냈다. 당연히, 계속 전화는 오지요, 팀장님께 불려가지요, 일이 될 리가 없었다.

작은 사이즈의 와인 한 병을 들고 방에 돌아가, 정말로 언밸런스하게도 편의점에서 사온 유부초밥 몇 개를 안주 삼아 마시고.

소설을 쓰다가, 옥상에 올라가 비명 한 번 지르고 내려왔다. 하지만 어쩐지 일이 다 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나는 홍차 쇼핑몰에 들어갔다. 3500원이면 10티백짜리 허브차 박스가 하나. 사무실 선생님들께 허브차나 하나씩 돌리고 나올까, 이 난장을 치르고 도망치는데 지난달 야근수당 받을 것 생각하면 그 정도 치레는 해도 되는 게 아니려나. 그렇게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쓰러져서 잠이 들었고.

새벽녘에, 나는 누군가가 아이를 낳는 꿈을 꾸었다. 자궁 입구가 열려서 곧 아이가 나올 것 같아 병원으로 간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올라가는데, 전화벨 소리에 꿈에서 깨는 순간 나는 그것이 순산임을 알았다.
그리고 오늘, 그쪽 팀장님과 이쪽 팀장님의 1시간이 넘는 전화 통화 끝에, 결론이 난 모양이다.

(그 사이, 그쪽 팀장님의 전화를 받고 곧 팀장님이 부르셔서 버럭버럭 하실 것에 겁먹은 나는 3층으로 도망가 이번에 우리 팀에 오신 선생님께 메일서버 프로그램 관리하는 법을 알려드리며 숨어 있었다. 후우……)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먹으려던 빵이 제대로 넘어갔다.

(지난 주부터 계속, 집에 가 있던 이틀간을 제외하면 차와 두유와 우유 종류를 제외하면 뭘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저녁으로 김밥을 사들고 갔지만 반도 먹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어떻게든 점심을 먹고 생각해 보니, 그런 일이 있었다는데 아직 팀장님이 불러서 한바탕 안 하시는 것이 더욱 겁먹을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호러한 오후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분명히 알고 있는데, 이번 일은 이제 제대로 될 것이다. 이렇다 할 빽도 없으니 당연히 이런 일에 난관이 생기면 뚫고 나갈 비전도 없어 보일 수 밖에 없었지만, 교류란 내 빽이 없어도 바꿀 사람이 만인의 지지를 받으면 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고로.

그런 운을 만나는 것 역시, 행운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확히 언제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기분좋게 지내자. 잘 될거야. 그 감각에 반응하는 내 행동이 좋은 일을 부르는 것인지, 아니면 좋은 일이 올 것이라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것은 예감이자 징조이자 확고한 무엇, 이다. 이제 남은 일은 잘 될 테니 매뉴얼이라도 잘 만들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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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구월동 던킨도너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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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천에 다녀오는 것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지

(밥, 대화, 스킨십, 친구들과의 만남 등등)

가는 데 반나절 오는 데 반나절, 이래서야 신체적인 피로가 풀릴 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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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갈 때 마다 초딩 모드가 발동하여

나 안가면 안될까 하고 떼를 쓰는 지경에 이르는데.

그 이유에는 위 사진의 표정에서 보시는 대로, 잠이 부족해서. 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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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커피는 못 마시는 체질이라서 지금 마시는 것은 엘더베리 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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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머리 깎은 것이 더 어울린다는 평.

그러고 보면 엄마가 “머리를 길러야 좀 여자애 같아 보이지!”라고 하신 말씀에

너무 오랫동안 먼 길을 돌아 온 것일까요…… 근데 직장 있는 동네에서는 실연 당한 줄 알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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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니 전에 못 보전 피부 처짐;;; 이 눈에 보여서 좀 괴롭습니다만 하여간 그렇습니다. ^^

이제 출근해야죠. (방에서 사무실까지 걸어서 10분 달려서 5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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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81] 돼지 저금통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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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확하게 옮기는 날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닥쳐서 정리하려면 좀 귀찮을 테니 먼저 책상정리를 좀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책상이 많이 좁았는데 얼마전 유실장님이 젠더를 주셔서. 모니터는 그냥 두고, 마우스와 키보드와 헤드셋은 PC 젠더로 연결해서 컴 두대가 같이 쓰고 있습니다. 키보드 하나만 치워도 책상이 산다니까요. 모니터에 foo 의 귀여운 모습이 보이는군요.

참고로 오른쪽 앞에 있는 검고 거대한 물체는 플래너입니다. 저의 크고 아름다운 프랭클린 플래너죠.

의자에 놓여있는 호랑이 무늬의 뭔가는 뉴코아 아울렛 쇼핑백인데 겨울옷들을 담아놓았습니다. 오늘은 금요일이니 퇴근할 때 인천에 가져가야죠. 하여간에.

키보드 아래 깔아놓은 수건 위에 뭔가 수상한 물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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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동전 한 봉지였습니다.

저기 손목에 힘줄 튀어나오려는 것(어디?) 보이십니까?

양이 적어보이지만 상당한 무게입니다. 전공책 두 권 정도 무게는 되죠. 용자스럽게도 그걸 가방에 넣고 출근했습니다. 은행이 학교 안에 있거든요. 그러면 그걸 갑자기 갖고나온 이유가 뭐냐.

1년동안, 매일 지갑에 들어있는 10원짜리들을 모아 넣던 저금통이 꽉 찼어요, 그래서 돼지 배를 갈랐습니다. 돼지째 가져올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랬다가는 두고두고 엽기적인 넘이라고 소문날까봐, 돼지의 사체는 조용히 처리했습니다. 인천에 가면 새 돼지를 또 데려올 거니까요.

은행에 갔더니 원심분리기처럼 생긴 동전분리기로 동전을 분리해 줍니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릴 때도 있으니까 사람이 없는 시간에 가는 게 좋아요. 그래서 1년동안 모은 동전은.

얼마일까요? 전 정말로 한 3만원 나오면 많이 나오겠다 했습니다.

s4200067.JPG

5만 9백 30원입니다.

와아!!!!!!

 

9백원으로는 점심거리로 우유와 빵을 사들고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5만원은, 일단 다이어리 뒤에 넣어두고 (어차피 생활비 쓸 때 또 찾을 테니까)

대신 우리은행 인터넷 펀드에 추가 입금을 5만원 해 둘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니, 무엇인가. 를 지르고 싶을 때 마다

일단 책은 지르고(후우) 그 외의 것들은 심사숙고하여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지르는 대신, 그 지르고 싶은 금액의 일부를 적립하곤 했던 그 펀드에도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돈이 조금씩 모여가고 있습니다.

작년에 선배 오라버니에게 빌려드렸던 것과, 매달 꼬박꼬박 붓는 공제회까지 계산하면, 그래도 지난 1년간 저축을 아주 못 하지는 않았던 셈이 될까요. 물론 새로운 동네로 이사하며 든 비용, 지난 여름 물난리가 나서 가재도구를 새로 사면서 들었던 비용, 기타 지방에 내려오면서 추가로 들게 된 비용들을 생각하면, 인천에 올라가면 정말로 허리띠 졸라매고 잘 모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기분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다 잘 될것 같아요. 책값까지 아낄 수는 없고, 그것 말고는 아끼면서 살아야죠. 융자도 좀 남았고, 결혼하려면 그 밑천도 모아야만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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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효순… 그리고 여경과 FTA

여중생 미선, 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교통사고를 당한 것인 지난 2002년이었다. 나는 그 사건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마음이 아팠고, 마땅히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곧 그것이 반미 시위의 기폭제가 되는 것을 보고, 그리고 그 사건이 점점 왜곡되고 변형되며 그를 힘의 논리, 정치적 논리로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얼른, 관심을 껐다. 비겁하다고? 몇달을 그 뉴스가 계속 톱으로 나오는데, 그 일에 대해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고, 그냥 사람들이 모이니까 방송을 내보낸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좀 어렵지 않던가. 물론 미국과의 SOFA는 좀 개정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파병할 때에도 그런 식으로 자국 군인을 보호하는 협약을 맺는 것이니 SOFA 자체가 있을 수 없는 법인 것도 아니었다.

-하여간 그래서 내가 촛불시위를 좀 싫어한다. 우리는 약자예요, 평화로워요, 하면서 “이미 죽은” “어린” “여자아이들” 의 인권이 다시 한 번 유린되는 현장을 보는 것만 같아서. 오죽하면 이제는 촛불시위는 위선자들이나 하는 짓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역질이 난다. 오 마이 갓.

그리고 같은 차원에서 나는 이번 FTA가 그다지 달갑지 않고, 차라리 10년이 걸리더라도, 이번 정권에서 성과를 내놓으려 하지 말고 천천히 협상을 진행하며 얻을 수 있는 것을 얻고 상대가 몸이 달도록 해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자신의 영원불멸하신 독재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주저없이 시작한 일이었다손 쳐도 경제 개발 5개년이니 10개년이니. 외교나 교육도 좀 그런게 필요한 게 아닌가! 번갯불에 콩 좀 그만 볶아먹고) 그래도 언젠가는 미국과 맺기는 맺어야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난 처음부터 FTA 반대는 아니었는데, 밀고 당기는 것도 없이 시작부터 치마끈을 풀고 앉아있는 듯한 그 퍼주기에 질색을 하게 된 것이고. 글쎄, 임기중에 성과를 내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도 더러운 이름 향기로운 이름이 있으며 우리나라 개화기-일제시대를 봐도 개화파와 매국노는 종이 한 장까지는 아니래도 두세 장 차이도 안 났던 것 같으니, 좀 더 느긋하게 해 주면 누가 잡아먹나 싶어서 말이다.

하여간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엄마가 일어나라고 전화를 하셔서는.

http://www.ytn.co.kr/_ln/0103_200704060511291922

요 뉴스에 나온 이야기를 해 주셨다. 물론 엄마의 발화 의도야 지방에서 혼자 살고있는 딸네미, 몸 조심하라고 하신 말씀이신데.

(게다가 이 동네에는 미군부대도 있다. 물론 내 직장이나 집 근처는 아니고, 버스타고 조금 나가면.)

음, 여경에게 운이 나빠 미군 놈들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면, FTA 반대, 혹은 SOFA 개정 같은 식으로 안건을 말하는 게 아니라.

“꽃같은 우리 누이들 운운운……” 해가며 또, 사람 하나 생매장 시키는 셈 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 깨나 많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그 여경은 생매장에 가까울 것이라는 데 100만표다. 하지만 반대 시위를 하고 반미를 외치는 순간에 그렇게 남의 인권같은 게 귀에 들어올 턱이 있겠냐. 그 어린 중학생 애들,  그 사고난 모습 같은 참혹한 사진 걸어놓고 아무 상관도 없는 정치꾼 놈들이 미선아 효순아 해 가며 우리의 누이 어쩌고 해대던 그 야만의 세월이 불과 5년 전이다. 그래서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고(성폭행 하려고 한 미군은 물론이고 충분히 그렇게 이용해먹을 수 있는 사람들과, 지나간 역사가), 별 일 없어서 같은 여자로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쨌건 별 일 없었다고 해도 이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으려 든다에 2만표 추가하는 동시에 누군가 FTA 반대 시위라도 할 때 싸이에서 찾아낸 여경의 확대 사진같은 것 들고와서 흔들어댈 것이라는 데 200표 추가다. 이 놈도 무섭고, 저 놈도 무서우며, 그러니까 욕 먹지 않게 정말로 10년 20년동안 협상을 해서라도 “국민에게 좋은 것”을 얻어내겠다고 생각해 주면 좀 좋아, 싶은 생각도 든다. 어제 샤워를 하고 세탁기까지 돌려 놓아서 정말 다행이다. 쓰고싶은 말도 많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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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80] 우는 아이 젖 준다

나대지 말고 얌전히 있어라.

처분을 기다려라. 가만히 있어도 기다리면 다 해준다.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 뭐가 불쑥 튀어나와 있으면 그게 낭중지추가 아니라 정을 맞을 것이니.

 

생각해 보면 그 말씀을 하신 분들이 모두 여자분들이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변수인걸까?

하여간에.

 

근데.

울지 않아도 계속 살펴보고 관심갖는 우리 엄마가 아니라

수십명의 애들을 돌보고 있는 보모라면 틀림없이 우는 아이에게 먼저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볼 것이다.

착하고 얌전하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아이가 있다손 쳐도 그 아이에게 고마워할까?

나는 예, 죄송합니다. 제가 작은 회사들만 다녔다 보니 그만 실수했어요. 라고 말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제대로 시작도 되기 전에 나 모르는 곳에서 거론만 되었다가 파토날 뻔 했다는 것도 다른 데서 들었으니까.

 

사실은 그런 것을 들었고, 못하겠다고 속상해하는 사람을 눈 앞에서 보았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다.

 

다음번에 같은 일이 생긴다면(안 생기기를 바라지만 글쎄 내 성질머리에)

아마 그때는 좀 더 노련하게 굴겠지만.

 

어쨌건 얌전하게 굴어도 나를 챙겨주는 것은 그만큼 나를 사랑하고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고.

사실 또 그런 사람들에게는 10분마다 울어제끼며 괴롭히는 것 보다 조금 참고 기다리는 미덕도 발휘해야 하지만.

 

거긴 가족이 아니라 직장이고,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 절대 가질 수도 없는 곳이겠으며

무엇보다 그렇게 우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을 만큼 이렇게 할 빽도 무엇도 없었는걸.

 

근데 확실히, 지방이라 더 보수적인 건가. 아니면 관공서란 원래 이런 것일까.

계속 일을 해야 하니, 체질을 약간 맞추어 나갈 필요는 있겠지만

직장이 언제부터 약자와, 입닥치고 가만히 묵묵히 자기의 할 일만 하는 사람까지 챙겨주었던가.

가족같은 직장이란 애초부터 믿지 않는데. ^^ 직장에서 운이 좋으면 친구가 한두명 정도 생길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운이 좋은 경우일 것이고……

 

 

그래서 처음에 약간 당황했었던 것이

옆집 숟가락 개수…… 옆집 애가 몇살이고, 어느 유치원에 들어갔고, 뭘 잘 먹고 하는 것들……

사무실에서 그런 것을 서로서로 알고 있다는 것이, 그 가족적 분위기가 놀랍고 무서웠다.

아, 그래 뭐. 한 동네이고 계속 같은 직장에 있으면 그리 될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전 직장에서도 나는 퇴근하고 회사 사람과 같이 뭔가 취미활동을 한다던가….. 같은 것은 상상도 하기 싫었었다.

(거의 내가 미쳤나 수준이었지, 그때는…… 호시탐탐 그만둘 기회만 노리고 있었으니까.)

아, 그래. 박정한 인천 가스나라 그렇다. ^^ 뭐, 나야 여기서는 딴 동네 사람이지만

여기 분들은 좋은 분들이니까 정말로 그냥 기다리기만 했어도 젖을 주었을지 모르지. 좀 늦어지기는 해도.

그렇게 생각하면 다 좋지 않은가.

 

 

하긴, 이제 머지 않았구나.

정리 잘 하고 컴 열심히 고치러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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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침이 되어

어리광을 부린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뭔가에 겁을 먹었을 때 나는 “저지르고” 그 저지름으로 말미암아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상황에는 변화가 생긴다. 물론 그 변화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런 내가 무모해 보이는 것이겠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았던가?

전에 다니던 회사건 현 직장이건 넓게 보면 3차 산업 즉 서비스 업종이고, 그게 내 권한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닭대가리가 아닌 이상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짬짬이 만드는 거고, 그걸 다 만들었으면 옆동네 갑돌이가 만들었다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튀어나오는 일 없게 누가 했는지 확실히 해 두는 거다. 그걸 두고 성공지향이니 뭐니 할 것 없다. 그런 것을 만들어 놓는들 제대로 읽는 사람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쪽 사정이다. 어쨌건 누군가는 불편해하고 있고 그런 것을 필요로 하며, 가끔씩 매뉴얼 괜찮더라고 걸려오는 전화들이 그를 증명하니까. 그리고 그런 짓을 해봤자 월급 오르는 것은 꿈도 못 꾼다는 것도 나도 잘 아니까. 하지만 적어도 머리라는 것은 쓰라고 달려있는 거지, 안 쓸거면 무겁게 왜 들고 다니냐.

내가 지금 그놈의 NT 노벨 사이즈 로맨스 판타지물 몇 권 때문에 땅을 판들 무슨 소용이람. 권당 나누기는 배울 수 있을 지 몰라도 나보고 아예 그 풍으로 쓰라고 한다면 곤란하지 않을까. 색깔이라는 것이 있을 텐데 내가 왜? 라고 고민해본들, 작가 지망생은 그쪽이 훨씬 많이 보았을 테니 색깔이 맞아들어갈지도 그쪽에서 판단할 문제다. 어쨌건 나는 공모전 주최한 이슈에서 추가합격생 후보 2번처럼 보이는 상 하나 받았다고 스스로를 작가라 말하는 게 아니잖는가. 나는 썼고 쓸 것이니 쓰는 사람을 작가라고 하는 것이다. 단지 책을 만들지 못한 것 뿐이지만, 내 정체성은 그동안 써 놓은 소설들이 증명할 것이다. 그 소설들이 어떤 것들이건 간에, 적어도 “쓰는 사람”인 것만은 맞지 않던가.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두유 한 팩에 오렌지 주스 한 팩, 그리고 홍차 한 잔으로 아침을 먹고 씩씩하게 출근하면 그만이다. 낮에는 일 열심히 하고 퇴근하고 나서는 소설을 써야지. 또다시 겁 먹고 사무실 창고에 숨어들어가 폐품뭉치라도 걷어찰 지 모르지만, 딴놈들도 다 겁은 먹고 살 것이다. 그 사람들이 겁 먹어서 그 자리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은 채 상황 바뀌기만 목 빼고 기다리건, 혹은 부지런해 봤자 월급 오르는 것 아니라는 조언을 하건, 펄핑크로 도배를 한 소설을 쓰기를 바라건 간에 그건 그 사람의 사정이고 내 사정은 아니다. 세탁해서 줄줄이 걸어놓은 흰 셔츠 하나를 꺼내고, 오늘은 지난 주에 새로 산 정장을 개시하던가 해야지. 먼저 네이버에서 날씨부터 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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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의 고백

남자같다, 그것도 남자 직장 상사같다. 고압적이다. 너무 성공 지향적이다, 그런 식의, 내 듣기에는 황당한 그런 말들. 하지만 자주 듣고, 들을 수 밖에 없는 그런 말들. 하지만 나는, 치과에 가서 이를 치료하는 것이 무섭기 때문에 1년에 한번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고 그 김에 스케일링을 받고 오는 그런 사람이다. 진짜로 나는 겁이 많고,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자기 자신의 성과를 의심하고 부정하며, 어떤 일이 될 것 같다가 되지 않을까봐, 눈 앞에서 놓쳐버리게 될까봐 계속 조바심친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가능성을 찾는 거다.

나 자신마저 의심하고 부정하지 않기 위해, 계속 나를 증명해보일 수 있는 일을 만들어내고 싶은 거다. 그때 나라는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는 어떤 증거를 만들고 싶은 그런 마음일까.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잔뜩 겁을 먹었고, 주눅들었고, 상을 받거나 합격을 하거나 칭찬을 받는 일이 있을 때 마다 나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고 싶어지곤 했다. 생각해 보면 대학 다닐 때 대회에서의 입상이라던가, 졸업 후 취업전선에서의 일들을 생각해보면 평균보다 실패가 많았던 것은 아닐텐데도. 겁을 먹는다. 사실 나는 80밖에 안 되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95나 100으로 보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80인 것이 뽀록나는 것이 두려워 95나 100이 되려고 애를 쓰면, 남자같다, 독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젠장, 그러면 어쩌라고. 경쟁 상대는 남자였고, 지금 직장에서도 우리 사무실에 여자라고는 나밖에 없는데, 여자답다는 소리를 들을 만 하게 살아서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설명이나 해 봐.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마도 “저 녀석은 천재야”라는, 그저 읽는 것만으로는 칭찬이 될 수도 있었던 말이 지독한 조롱을 실은 말이 되었던 그 때 이후로 계속 나는 이기는 것이, 어떤 작은 성공을 거두는 것이, 기회를 잡는 것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도 놓치면 아까우니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도 없는 것이니까, 그렇게 계속 붙잡다 보면 독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럼 남 주리? 절실하게 원하는 일이 있는데,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아닌 이상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동원하는 것이 왜 남자같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건데. 당신은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있어도 남이 가져다주기를 바랄 건가. 그랬다가는 초콜릿맛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데 딸기 아이스크림을 우겨넣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거야? 먹고싶은 맛이 있으면 직접 고를 수 있어야지.

속이 상했던 것은 지난번에 칼국수 먹다가 세이군이, 자기가 아는 다른 “여자 공무원” 혹은 자기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의 “여자 직원”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과 내가 하는 짓거리들이 퍽 다르다고 설명했을 때였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계속 일거리를 만들어내고, 뭔가를 했으면 자기가 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것이 세이군이 보기에는 그래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여자라서가 아니고 남자같이 되려고 그러는 게 아냐.

알거야. “깍두기”가 되는 것 같은 기분. 내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을, 있어서는 안될 곳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그런 기분. 쉽게 얻었기에 오히려 두려운 것들과, 어렵게 얻었기에 더 두려운 것들. 나는 어쩌면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겁먹어 있는지도 몰라. 그래서 겁먹지 않은 척을 하려고 더욱 나서는 것일지도 몰라. 조금만 방심하면, 아니, 아주 작은 계기만으로도 나는 계속 “왜”라고 묻게 되니까. 그리고 그 생각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면, 최근 석달간 해냈던 일들에 대해 모두 부정하며 땅을 파게 되어 버릴 만큼, 도미노 무너지듯 이것저것 많이도 무너져 버리니까. 되어먹지 못한 어리광이지만, 그래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사실 나는 겁이 많아. 나를 믿지 못해. 그래서 필사적인 것도 있는 거야. 하고싶은 것도 많고 되고싶은 것도 많은데, 무섭다고 겁먹고 눈 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