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언제나 봄을 품고

매운 바람끝에는 이미 봄이 숨어있으니

Archive for January, 2007

황군의 결혼식.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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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포스를 풍기면서도 아직도 두리번 두리번 하는 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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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좋기는 좋은지 베헤헤~~~ 하고 웃고 있습니다. 새신랑다운 썩소를 요구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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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많았던 사고뭉치 황. 게다가 아직 대학원생이라 결혼한다는 말 들었을 때에도 “얌마, 파이어볼 두짝밖에 없는 네가 무슨 결혼.” 하고 농담인줄 알았는데, 정말로 결혼을 하네요.

솔직히 저는 황이 제 친구들 중 가장 늦게 결혼하거나 대 자유인;;;으로 살 줄 알았습니다.

서른도 되기 전에 저렇게 유부남의 길로 제 발로 뛰어들 줄은 몰랐다니까요. 그러니 세상에 제 짝이라는 게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식장에서 만난 또다른 친구 재근이 가라사대, 피승훈 군은 황의 결혼 소식을 듣고 OTL하여 식음을 전폐했다나 뭐라나……

하여간 인덕은 많은 놈이라, 고등학교 때 친구, 대학교 선후배 등등으로 결혼식장이 가득했습니다. 보통 또래 친구들 결혼이라고 가면 생 부모님 친지분들만 가득한 풍경과는 좀 대조적이었지요. 신부 친구들은 조금이고 신랑 친구와 선후배가 친구 사진을 가득 메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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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하나는 좋은 놈이라서, 신부가 아깝습니다.

황하고 결혼하는 시원씨는 간호사예요. 게다가 이쁘고, 키높이 구두 신은 게 틀림없는 황과는 달리 미인이예요. ^^

덜떨어진 녀석이지만 착한 놈이예요.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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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드레스가 좀 불편해 보입니다.

하긴, 결혼식에 쓰는 물건들을 모아놓으면 여자용 고문실 하나를 꾸밀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으니까요. 예쁘니까 넘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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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훈 : 교수님을 주례로 세웠다가는 무슨 원성을 들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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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황이 아저씨가 되고 있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황아저씨라고 놀려줘야지.

하긴, 녀석은 고등학교 때 부터 “황노인, 하회탈, 늘그니;;;” 등의 별명을 달고 산 녀석이니까 별로 충격은 안 받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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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주례사도 끝나고, 인사도 끝나고, 부부가 된 두 사람이 돌아 나옵니다.

이제 술먹고 누님한테 전화하면 일러줄거다!!!!!!!!! 사랑과 전쟁 나고싶지 않으면 자중하거라 ^^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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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씨랑 함께 찍고 싶었는데, 뒤에서 누가 건드려서 밀렸습니다. ^^

그래도, 행복해 보이네요.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딱히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 친구 황은 참 예뻐 보였습니다.

오래오래 잘 살고 내 결혼에는 축의금 따불인 것 잊지 말아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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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69] 우와우와! 엑스캔버스 “님”!!!!

아니…… 그러니까 사무실에 들어올 물건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이거

돼지 발에 진주반지 수준의 일이라고 생각하시거나…….

기타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할 만한 사건이지만…..

우리 사무실에 엑스캔버스가.
아니, 엑스캔버스 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와아~~~~~

 

가 아닙니다. 그 엑스캔버스 님으로 말하자면 네트워크 모니터링 시스템 와치올을 깔고는 그 화면을 언제나 보이게 하여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FM일세…..) 장만한 것으로, 여러 대의 모니터를 켜 놓는 것 보다 한 눈에 들어오는 데다가 원래 전산실에 있던 텔레비전이 워낙 노후하기도 하여(그 텔레비전 글쎄; 저는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월드컵 할 때 딱 한번 틀어봤어요. 그때도 얼마나 상태가 한심하였는지) 겸사겸사 지르셈!!!!! 하셔서 오시게 된 것인데요.

중요한건 그 엑스캔버스 님, 대각선으로 놓으면 제 키보다 큽니다. 이런 굴욕이;;;;;

아, 진짜-_-;;;;;;;;;

 

“전선생도 나중에 시집갈 때 TV 저런 것으로 사야지.”

“전 TV 안 살건데요.”

“에?”

“TV 거의 안 봐요. 애니메이션 DVD나 좀 볼까…… 다른 것은 거의 안 보거든요. 필요한 것은 VOD 보면 되고요.”

“……남친도?”

“걔도 별로 안 봐요.”

“흐음……”

 

 

그나저나 위용 그대로;;;; 싱크대 자재와 마찬가지인 압축자재로 만든 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묵직한 엑스캔버스 님.

과연 테이블이 그 무게를 지탱할 지 좀 걱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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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재질문제-_-

이 사진은 지난 1월 5일, 인천에 올라가자마자 세이군과 “쯩”을 놓고 찍은 것.

 

1년 차이나는 공무원증

 

케로로가 세이군이요, 기로로가 해명입니다.

문제는….. 이 쯩의 사용기간이 고작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

아니, 물론 30년 가까이 사용하신 저희 아버지의 쯩이 제 것 보다 코팅상태가 양호합니다.

이유는 간단하다지요. 다른 사람들은 책상이나 가방 구석에 넣어놓는데

저는 저걸 도서관증으로 사용하며 풀방구리 쥐 드나들듯이 도서관에…..(중얼중얼중얼)

 

사진을 축소해 놓으니 영, 비교감이 살지 않는군요. 원본을 올려놓을 것을 그랬나……

하여간 벌써 코팅이 벗겨지는 것을 보면 이건 아무래도 재질 문제예요. 투덜투덜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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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68] Quest

“아침부터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치만.”

“뭔데.”

“그러니까, 인천교대에 원래 집이 이 근처이신 선생님이 계십니다. 경력은 저보다 1년 많고, 여자분이고, 남편과 아기가 다 이쪽에 계셔서 얼른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고 하시고, 게다가 저와는 달리 전산과 출신이십니다.”

“그래서?”

“인천에 보내주세요. 가고 싶습니다.”

 

행정직도 아닌 기술직 공무원이, 자신과 직렬, 직급, 게다가 바꾸려는 위치까지 똑 떨어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 선생님은 저보다 1년 더 하셨고 전산과이시니까, 실력도 더 좋으실 것 같고요.”

 

하늘이 무너져도 놓치면 안 될 기회.

 

“저, 저도…… 이제 곧 결혼 준비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친도 인천에 있고, 저희 집에 미래의 시댁도 다 인천 분들인데.”

 

작년인가 네이버 지식인에서 뒤져보았을 때는 -_- 바꿀 사람만 나타나면 그 뒤는 일사천리라고 하였는데.

당연하게도 네이버답게 -_- 그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T_T

일단 저희 팀장님 두 분께 말씀드리는 것만으로도 살 빠지는 소리가 들릴 지경.

아직 원장님께는 말씀도 못드렸고

당연히 본부에 가서도 똑같은 레파토리로 설명을 해야만 하겠지요.

 

“내가 이래서, 웬만하면 외지 사람이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1년동안 배워서 이제 일좀 하나 싶더니 간다고?”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도 갑자기 전화가 와서는 부산하고 군산중에 찍으라고 그러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부산은 너무 멀었고요.”

“이러면, 행자부 쪽에서 받기가 그래지잖아.” 

“……”

“아니 뭐 물론 언젠가 집에 가겠다고 할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몇 년은 일하다가 갈 줄 알았지. 1년은 넘었나?”

“예.” (사실은 지난 월요일이 딱 1년)

“그렇군……”

“그분은 전산과 출신이니까, 저처럼 처음에 버벅거리지도 않을 겁니다.”

“아니 그건 좋은데, 전선생만큼 죽어라 일 배우고 그런다는 보장도 또 없지.”

“……가족과 함께 살면 의욕이 생겨서 더 잘……”

“훗.”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세요, 팀장님. 이렇게 딱 맞는 자리가 또다시 떨어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저는.”

“어려울걸. 몇달은 걸릴 텐데. 게다가 그쪽이 8급이면 9급으로 낮춰서 와야 할 수도 있고. 등등등……”

 

3층 팀장님께 말씀을 드리고 나오면서.

뭐랄까, 쉽지 않을텐데 음화화화화;;; 분위기에 어깨를 떨다가.

아냐, 그래도 “오케이. 간다고? 아싸, 경사로세, 어서 가.” 모드였으면 조금 씁쓸했을지도; 라는 생각이.

어쨌건, 간다고 결정될 때 까지는 지금 짜던 프로그램도 어서 다 짜야 하고.

전자문서도 조교대상으로 교육 한 번 해야 할 거고.

마음은 복잡하지만.

 

 

—사실은 어제도 술먹고 들어와서 욕실에서 떠드는 女ㄴ 들 때문에 잠을 한 숨도 못 자서 지금도 머리가 멍……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1년만 더 살았다가는 없는 병도 생기겠다 싶으니 빨리 집에 가야죠.

게다가 고시원에서 살고, 맨날 거지같이 먹어도 기본 생활비라는 게 있으니…… 그것만 아껴도 적금을 하나 더 붓겠다. 

하여간 잘 될 때 까지 노력해 봐야죠. 총무과 선생님한테 전자문서 자료 갖다드리는 김에 설명좀 하고 읍소라도 해야 하나;;;;

 

 

ps)  그나저나. 나야 시보 떼면 전보제한 없는 쪽이니 상관없지만.

지방직 전보제한 있는 것 알고 시험봐 놓고는 시보도 떼기 전부터 바꾸려고 그러는 인간들은 심장에 털이 밍크코트만큼 붙은거냐?

왜 절차나 뭐 알아보려고 커뮤니티 들어가 보니까 “시보인데 바꿀 수 없나요?” “전보제한 3년인데 못 살겠어요. 바꿀 방법 없나요?” 같은

글들만 올라오는 거야?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인간들 같으니.

난 저 선생님과 시보 떼고 작년 가을부터 이야기했어. 선생님이 임신중이라서,

그렇지 않아도 일 많고 바쁜 전산실인데 산휴 앞둔 분과 바꾸겠다고 하는 것이 도저히 도의상 안 되어서 기다린 것이지.

내 말은, 어쨌건 난 도의적으로 지킬 것은 다 지켰다고 생각한다는 건데…… 팀장님 보시기에는 일좀 하나 싶더니 가냐. 가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제발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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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라이프-67] 빛의 도시

저는.

테헤란로를 엄청 좋아합니다.

광화문 한복판도 좋아하고요.

길 한 가운데를 택시로 달리며 양쪽을 올려다볼 때

끝이 없을 듯 하늘을 가른 건물들, 하느님이 테트리스를 하다 남겨놓은 듯한 하늘을 좋아해서

그 길을 택시로 지날 때는 일부러 앞좌석에 앉아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곳에 와서 제일 낯설었던 것은

거의 지평선 가까이까지 보일 것 같았던 넓은 하늘.

밤이 되어도 색색의 불빛으로 빛이 나 따로 루미나리에까지 할 것도 없이

그 자체로 보석처럼 빛나는 밤의 도시와는 다른

어둠. 그저 도로 근처의 가로등 몇 개와

롯데리아와 심야까지 하는 술집 몇 군데의 불빛 외에는

어두워서, 초라한 방으로 빨리 기어들어가 불을 켜고, 바깥의 어둠을 가리기 위해 블라인드를 내리는 생활.

 

 

그나마 인천에서 내려가서 내리는 정류장 쪽은 이제 낯이라도 익지만

서울에서, 강남 고속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내리는 쪽의 정류장은

도착했을 때에는 대합실조차 불이 꺼져 있고, 건너편 모텔의 간판만이 빛나는 그 어둠이 시리도록 싫습니다.

 

 

광주로 출장을 갔을 때 ktx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오려고 기다리면서

(출장비는 주는데, 내려갈 때에는 다른 선생님 차를 타고 가서 톨비 반 드리고 나서 남은 것으로 타고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

군산하고는 다른 그 빛내린 거리를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광역시.

넓을 광인데, 제게는 빛 광으로 들리는 단어입니다.

 

 

부평의 그 화려한 골목 뒤에는, 밤이 되면 어둠이 조용히 깔리는 부평시장 뒷골목이 존재하는데

이제 곧 결혼할 친구놈과, 지난 가을 그곳을 조용히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어린 나이에 ^^ (이제는 그다지 어리지도 않지만) 결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친구놈은 계속 그쪽 골목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지만……

 

 

빛이 좋습니다. 어둠을 알고 그림자를 알아도 당장 손에 잡히는 빛이 좋아요. 어둠에서 빛이 나왔다고 해도,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따라온다고 해도, 그래도 빛이 좋아요. 이곳은 좋은 곳이지만, 이곳에 계속 있는 한 저는 계속 빛에 굶주려 있을 것 같습니다. 창 밖에는 제 직장인 대학교가 있는데, 을씨년스럽도록 건물에 불 켜진 창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일요일 밤. 몇 시간 전 까지의 시끌벅적한 즐거움이 소매끝에 남아있는 지금, 집에 전화를 하고,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그리고 저는 또다시 허기가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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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출신 친구들

글쎄, 이과대 들어가서 공대 수업만 듣다 나오고 다시 컴퓨터쪽 일을 하고 다녀서인지 정작 학교에서 만난 여자친구들은 몇명 되지도 않지만. (그리고 고등학교 동문은 아예 계수에서 빼고 있으므로) 그래도 저의 여자 공포증을 치유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별님사랑을 시작으로 하여(저는 한 10년 연상이나 5년 연하의 아가씨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편은 아닙니다. 문제는 비교적 또래 근처 여자들하고 잘 지내본 것이 별님사랑이 처음이었다는 거죠), 저의 메신저에는 이리저리 알게 되고 더러는 자주자주 연락하게 된 아가씨들의 목록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정작 저와 속성 비슷할 공대아가씨들보다는, 문과대나 여대 출신 아가씨들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공대여자의 희귀성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음)

글쎄, 저는 그 친구들을 퍽 좋아는 하지만.

제가 딸을 낳으면 여대에는 안 보내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여대에 대해 인상을 구긴 것은, 대학생 때 참가한 몇몇 컴 관련 세미나 때였는데…… 그래도 숙대 출신 학생들은 몇 번 세미나에 참석해서 봐도 똑똑하고 당당하고 발표도 잘해서, 여대라고 다 저런 것은 아니지 끄덕끄덕 하고 돌아올 수 있었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비극이군요. 아니 다른 여대들이 그럴 때 가져온 과제물은 그야말로 1학년 수준에다가-_- 질문도 제대로 안하고 발표도 제대로 할 리가 없고, 무엇보다도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분위기에서 대체-_- 이더군요. 근데 숙대생들은 다른 학교의 여자 학생들에게 말도 걸고 해서 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준비도 잘 해오고. 인상이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만난 숙대 출신들은(제 남동생의 고등학교 동창도 포함하여) 비교적 뭐랄까, 피해의식이라던가, 남자를 책걸상으로 보는-_- 면은 적었던 것 같네요. 아니, 그래도 직접 알고 지낸 숙대 출신들이 그나마 이공계 애들이라서 더 그랬던 것일까. 하여간에.

그 친구들은 개개인적으로는 다 똑똑하고 착하고, 좋은 애들.

근데 뭐랄까. 제가 둔한 건지. 직장에서 이러저러하게 지내는 이야기 같은 것을 하는데 어제 초저녁에 여대 다니는 아는 동생이 한 마디 하더군요.

“해명언니 그거 성희롱 아니에요?”

비슷한 상황에 대한 비슷한 이야기를, 저는 몇년 전 여대 졸업한 다른 친구에게 듣고 한참 뭐라뭐라 한 적이 있었는데.

아니, 성희롱은 하지 말아야 해요. 그런데 남자애들은 그런 일 안 당해? 직접 만지고 주물주물 하고 유혹하는 것 말고, 말로 농담하다가 그런 이야기 나와서 당황하는 정도, 남자애들은 안 그럴 것 같냐고. 아저씨 직장 상사들 뿐 아니야. 요즘은 아줌마 직장 상사들의 농담에도 이리 쿵 저리 쿵 남자애들도 그정도는 당하고 살아요.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구는게, 내 위치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 난 그정도 농담은 받아치고 살겠어. 어차피 남자애들인 친구들과 어울릴 때야 맥주 한 잔에 그정도 농담은 예사인데 뭐. 아니, 그거야 겪어보면 알겠지만. 아니, 어떤 언니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그건 그 친구들이 배려가 없고 잘못하는 것이지.”라고 하시기도 했지만. 남자 여섯에 저 혼자 여자로 끼어앉아서 놀다보면 그런것 하나하나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야기가 될 리가 없죠.

그것도 그렇지만, 확실히 사고의 회로가 달라요. 공대 수업을 계속 받고 남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던 여자애가 공주 아니면 공돌이가 되었을 때, 그 사고가 베이스는 여성적이더라도 어떤 상황에 대한 판단은 단순하고 결론부터 뽑아내는 쪽으로 변해간다면, 문과에 여대 나온 애들의 판단방식은 또 그걸 너무 성급한 판단으로 인식하는 것 같으니까. 아니, 문과에 여대여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좀 성급한 판단으로 간주를 하는 경우가 좀 있어서. 저는 둔감한 사람은 아니라서,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느낄 것은 다 느끼는데, 결국 그렇게 해서 결론이 제대로 나와도, 그때 해명이 너무 성급했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친구도 봤거든요. 아니, 그거야 개개인의 환경 문제니까 그걸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비난할 이유도 되지 못하고, 그거야 사고회로가 서로 다르구나 하고 생각하고 이해하면 다행인 것이고. 다행히도 저랑 오래 놀면 또 익숙해 지더군요. 제가 문과에 여대 나온 아는 동생들과 이야기할 때의 대처법을 결국은 배우고 말았듯이.

다만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여대 나온 여자들이.

남자를 의자나 선풍기나 책상 보듯 할 때가 있어서 그건 좀 화가 납니다.

제가 그런 시각으로 보여지지 않더라도, 그건 옆에서 보는 사람도 충분히 피곤해지는데, 정작 본인들은 인지를 못하니. -_- 다행히도 제가 아는 남자분은 뭐 그런 것에 신경 안 쓰시는 것 같은데, 저와 또 다른 친구 하나는 볼 때 마다 그게 부담스럽죠. 자기보다 나이 많은 동호회 오빠, 그것도 아예 존재감 없는 사람도 아닌 이에 대한 공공연한 무시로 느껴지는 그것이. 남자가 타도할 존재도 아니고 책걸상이나 선풍기도 아니고. 그것이 어쩌면 공대 사내새끼들이 여자에 대해 품는 환상이나, 혹은 찌질함 이상으로, 그녀들도 남자라는 존재들과 일 외의 루트에서 만나서 같이 숙제하고 술마시고 낄낄거리고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까,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성에 대한 이해를 놓고 가야 하는 것은 분명히 핸디캡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어제 여대와 일반 대학을 나란히 합격하면 어디로 가겠느냐고 묻는 다른 아가씨에게는, 나같으면 일반 대학에 가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여대 출신들만이 갖는 장점도 있고, 그 우미함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쨌건 그 “여자”가 앞으로 일하면서 만날 사람 중에는 남자가 적어도 반은 넘을 테니까요. 그것도 여중-여고-여대 로 간 여자에게는, 그런 점이 엄청난 스트레스도 될 수 있을 테니까.

차라리 대학에서 배우고 겪고 느끼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여대 출신 본인들은 자기들이 대학 졸업하고 처음 취직해 나와서도 잘 적응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같은 여자 눈에도 불안한 구석이 꽤 보일 때가 있는데. 어디까지가 희롱인지, 어디까지가 용인될 만한 구석인지, 남자라는 놈들을 어디까지 이해해 주어야 하는지, 그런 것들도. 따끔하고 아프다고 예방주사를 안 맞았다가 독감 제대로 걸리면 더 개고생하듯이 말입니다. 게다가 ^^ 여대 출신들이 권모술수(라고 부르기는 그렇지만 복학생 능구렁이들 사이에서 팀짜서 과제하며 제 성적 사수하다 보면 절로 늘게되는 스킬)에 약해 보일 때도 있고. 그게 좋은 스킬은 아니지만 말이죠. ^^

 

……그냥, 여대출신 아는 아가씨. 그리고

여대를 갈까 일반대를 갈까 하는 아가씨 때문에

어제 초저녁에는 생각이 좀 많았습니다. ^^

 

그건 여대 출신의 언니들과 친구들을 좋아하는 것과는 또 별개의 문제죠. 누군가가 충고를 구할 때에는, 그에 맞는 대답도 해 주어야 하니까……

 

 

 

=================일요일 밤 10시 54분. 추가 ====

 

생각해 보면,”남자 공대생” 이라면 아마도 소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겁니다.

남중 남고 남대(?) 아니라 공대를 나와서, 여자와 이야기할 기회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소통에 서투르고

그 사실을 깨닫고 개진하는 일에 서툴러 여자를 못(^^;;;) 사귀는 사실조차

정확히 알고 있는 친구는 드물었으니까요.

(문제는 그게 아니면;;;;; 초 수퍼 울트라 바람둥이거나. 하여간 내 주변의 남자들은 쓸데가 없고나 ^^ 1대 0 대응이거나, 1대 다 대응이라니. -_-)

 

 

 

응, 어쨌건 소통의 문제라는 것을 고민할 필요는 있고

그 점에 있어서는 여대 문과대 출신 친구들이 공대 출신 사내놈들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죠……

 

다만 뭐 -_- 서투르다못해 책걸상은 좀 그만두란 말이다. -_-;; 후우. -_-;;;;;

(하긴 남자애들처럼 껄떡대는;; 것 보다는 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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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수 석궁사건 : 그렇다 하여도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 혹은 화풀이

교수가 판사를 석궁으로 쏜 사건. 신문기사를 몇 개 읽고, 그리고 그 밑의 덧글들 - 주로 덧글들은 교수를 옹호하고 있었지만 - 도 읽었지만, 무엇이 되었건, 판사가 교수에게 칼 들고 덤빈 것이 아닌 이상, 사람에게 석궁을 들이댈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용납이 되지 않았다. 차라리 후라이팬이나, 아예 상징적으로 법전을 들고 숨어 기다리다가 뒤통수를 쳐서(다치기는 해도 죽이기는 어려운 물건) 한달쯤 병원에 누워있다가 일어나는 정도였다면, 아마 판사가 그런 일을 당해도 싸겠지, 하고 생각했겠지만. 이미 석궁은 살상용으로 쓸 수 있는 무기이고, 근거리에서 쏘았기 때문에 사람을 상할 수 없느니 어쩌느니 이야기들은 많지만, 그런 것을 사람에게 쏘았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길을 버린 사람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어쨌건 무슨 소설의 도입부로 써도 될 만큼 드라마틱한 전개이기는 하여 따로 포스팅은 하지 않으면서도 염두에는 두고 있었는데, 어제 어느 분과 대화중 그 이야기가 나왔다.

“석궁은 상징이고 판사도 상징이지. 이 사건은 아주 상징적인 사건이라구.”

“소설 속에서라면 그렇겠지요…..”

상징적인 사건. 교수가 판사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잃은 것은 교수 생명이고 새로운 인생을 살 기회도 있었겠지. 그리고 10년 전의 사건인데, 관련 증거가 얼마나 잘 남아있었을지를 생각해 보아도 그렇다. 교수의 재임용을 거부한 대학에서, 교수의 억울함을 증명할 만한, 그의 뛰어난 성과와 실적을 증명할 만한 자료들을 무슨 생각으로 그리 잘 간수해 두었으랴. 무엇보다도 그 본고사 문제라는 것도, 수학자들이나 알아챌 오류였다고 하는데.

게다가 본고사를 볼 뻔한(그때 또 입시가 바뀌었다. 젠장) 세대로서 하는 말인데, 사실 본고사란 답만 보는 게 아니다. 그 풀이과정도 함께 보는 시험이다. 답이 틀렸다 해도 풀이과정마다 부분점수를 매기는 시험 말이다. 그래서 수학문제 줄줄이 과정 깨끗하게 쓰며 푸는 훈련도 그때 잠깐 했었고. 당시 그 학교에서는 부분점수를 주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그 문제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일단 논리적으로 나온 과정을 체크하는 형태였다면 그 방법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적어도 그때 본고사를 준비했고 수학과로 진학했던 사람의 생각은 그렇다. 그런 것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닥치고 0점 처리를 주장하였다는 것. 교수로서의 능력은 뛰어났겠지만, 독선적인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수틀린다고 10년 전 원한이 진 당시 학과장이나 교수도 아니고 판사를 쏘아버린 것 자체도 그렇다. 차라리 10년 전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으려 옛날 같이 있었던 교수들을 쏘고 다녔다면 어떻게 이해를 해 보겠지만.

그래, 상징은 상징이다. 원한을 품은 자가, 자신의 억울함에 대해 사법부에 날린 화살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판사가 안 죽었으니 나오는 말이다.

어떤 경우에도, 상징적인 의미로 사람이 죽어서는 안 된다. 이미 죽은 이가 열사라 불리며 투쟁과 신념의 상징이 되는 것도 때때로는 씁쓸한 법인데, 하물며.

정황과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한정된 증거를 바탕으로 그저 기계적으로만 결론을 내린 것이 잘못일 수는 있겠다. 사람의 운명, 경우에 따라 사람의 생명을 쥐었다 놓았다 할 수 있는 직업이니, 억울한 이 없도록 판결 하나하나에 목숨을 걸듯이 해야 한다는 경종 정도는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교수를 옹호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상징이 되었건, 경종이 되었건 간에 교수의 행동은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 가서 화풀이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는 행동이었다. 무엇보다도, 10년 전의 일이라는 것은, 심지어는 PC통신상의 동호회에서 있었던 싸움조차도 증거들(게시판의 글들)이 사라지고 서로 자기 편이 피해자였다 말하며 상대방에 대해 여전히 적개심을 보이는데도 보는 사람들은 그저 한쪽의 말을 듣고 끄덕끄덕 하거나, 그저 흘러가는 것을 구경하는 것 밖에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당시를 보여주는 증거는 사라지고 자신을 옹호하는 웅변만 남기 충분한 시간이다. 하물며 사람의 이익과 손해가 걸린 일에서야. 교수들간의 파벌 다툼으로, 혹은 미운털이 박혀서 재임용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인 일이었을지는 또 생각해 보아야 할 노릇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당시의 가해자도 아닌, 10년전의 정황을 두고 판결을 내린 것일 뿐인 판사를 죽이려 든 자가 10년 전에 더한 짓을 하지 않았다고 어찌 장담하랴. 인 것이다. (물론 그정도로 인간이 더티하였다면 아마, 제자들이 모여 교수에게 자발적으로 수업을 받고 하지는 않았을 테지. 그러므로 그 정도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고, 법은 물론 법관들도 옹호되어야 한다. 도 아니지만. 사실 사회경험 일천한 상태로 몇년간 히키코모리처럼 방에 처박혀 공부만 하다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판검사가 되어 사람의 운명을 다룬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피를 줄줄 흘리며 응급실에 실려갔더니 잠도 못 자서 눈두덩이 이만큼 부은 젊은 인턴 의사 한 명만 달랑 앉아있다면 두려운 일이지. 그래도 의사는 자기 손 앞에서 사람이 직접 살아나고 죽어가니 상황의 심각성이라도 알지만. 우리 엄마 친구의 아들인 이번에 사시 합격생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저런게 판사라고 앉아있으면 이게 웬 호러인가 싶기도 하다. 후우…… 하여간에.

어제 이야기 중에도 나온 말이지만, 그 판사가 퇴원하고 나서의 일이 궁금하기도 하다. 판결이 수에 틀린다고 족족 판사들을 잡아죽여버린다면야 남아날 판사가 어디 있겠느냐만, 어쨌건 10년 전의 상황, 증거가 부족하고 정황이 맞지 않고 증언도 서로 엇갈린다 하여도 그럴수록 사람의 운명을 다루는 일이니 더 신중하고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남의 운명을 걸고 내리는 결정 내 목숨을 걸고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정도의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나마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까. (이미 사람에게 석궁 들이댄 자 어디로 가야 할 지에 대해서는 더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 어디 게시판 덧글을 보니 혹자는 그 교수를 열사라 부르기도 하던데 참나. -_- 열사가 다 얼어죽어 살인미수범이 열사가 되냐. 기성 권위에의 도전도 좋지만 정신좀 차려라. 억울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그러나 그가 살인미수인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정직한 교수의 사회적 죽음에 절망하여? 부패한 한국 사회에 석궁이 어쩌고 어째? 미화하지 마라. 지금은 젊은 베르테르가 지 꼴려 자살하던 그 낭만주의의 시대가 아니다. 죽이려면 그때의 학과장이라도 찾아갔어야지.)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이지만.

요즘은 확실히,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자꾸 주저하게 된다. 시대가 혼란스러워서 그런가. 모 아니면 도, 중도는 이쪽 저쪽에서도 비난받는. 그런 시대는 해방 직후의 혼란기 역사에서 하도 많이 봐서 낯설 것도 없지만, 지금의 인터넷이라는 것도 솔직히, 다르지 않다. 관심분야가 비슷한 사람의 블로그에 갔다가 그 사람의 극단적인 논리에 놀랄 때도 있고, 혹은 내 블로그에 놀러왔다가 어떤 중도적인 의견, 혹은 보수적인 의견에 “그럴줄 몰랐어”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적지만 보았으니까. 적어도, “주둥아리만 산 자들의 시대”라는 생각이 들 만큼 논리도 많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도 많으며, 적들도 많은 시대다.

그래서, 0 아니면 1이라고 해도 0과 1 사이에 무한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아는 분들과의 대화는 아무리 밤이 깊어도 즐겁고 감사하다. 적어도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을 만큼은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그런 이야기를, 느긋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너무 힘들어지는 것 같다. 적어도 내 또래들 사이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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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런 대학생

 

지난 주말에 집에서 엄마와 TV를 보다가, 제 2 금융권의 광고들에 대해 나오며, 무비판적으로 그 광고를 수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대학 강의실이 화면에 비쳤는데, 학생들의 말이 가관이었다.

“그거 정말 무이자인 줄 알았어요.”
“전 그거 광고 보면서 전화 들고 있었다니까요. 돈 빌리려고.”

……바보냐. -_-;;;;;

쟤들은 대체 정치경제나 수학 시간에 잠만 잔 것이냐! 복리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수 1에서 배우는 등비수열만 배워도 안다. 설마 저게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익숙하지 못한 북한의 대학생이 아니라, 태어났을 때 부터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온 대한민국의 대학생이라면 이거 정말로, 그런 돌대가리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것이 갑자기 막막해질 정도이다. 아, 정말. 군대에서 애들 제대하기 전에 금융에 대해 좀 가르쳐서 내보낸다던가, 아니면 수학하고 국어 국사 정치경제 같은 과목이 몇 점 이하면 고등학교를 영원히 졸업시키지 말던가 좀 방법 없냐? 하기사, 그렇지. 수학과에 들어온 것들이 1학기 미적분을 두고 졸도를 하려고 드는, 이해찬이 만들어낸 단군 이래 가장 무식한 것들도 있었는데. 개념도 없는데다 뭐 배운 것도 없으니, 애들이 점점 기막힌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건 여기 학교도 그렇고, 내가 졸업한 자랑스러운 인하대학교도 그렇지만, 대학에서는 어쨌건 애들에게 알바를 주는 것이 보통이고, 특히 애들을 많이 쓰는 곳이 도서관이다. 그러고 보니 영희군도 도서관에서 알바를 하고 있지, 참……

물론 나는, 영희군은 책도 좋아하고 센스도 있으니까 아마도 책을 엉망으로 꽂거나 하는 짓은 아니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십진분류대로 꽂기만 하면 되는 것이고, 책 등에 숫자도 다 나와 있지 않은가. 십진분류대로 가서, 도서관에 따라 제목순으로 가는 데도 가끔 있지만 보통은 저자 이름 순으로 책을 꽂아놓으면 되는 것이다. 어려울 것 없다. 난 중학교때도 가끔 국어선생님께 붙잡혀 주말 내내 그 짓을 한 적도 있었다. 책 등에 까만 칠을 하고, 다시 흰 칠을 하고, 라벨을 붙이고, 니스를 칠하고, 테이프를 붙이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군산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세 질이나 있다는 삼총사를, 짝 맞추어 있는 꼴을 보지 못했다. 그 밖에도 찾으려 한 많은 책들이 다른 곳에 꽂혀 있는 것을 보았고, 어떤 녀석이 컴퓨터책 칸에 소설책을 꽂아놓는 꼴도 보았다. 어쩌면 그 애는 나중에 자기가 빌려 가려고 그런 발칙한 짓을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길 잃어버리는 책이 어디 한두 권이겠는가. 나는 오늘도 도서관에 가겠는데, 아마도 내가 빌릴 책들을 고르는 사이사이 잘못 꽂힌 책들을 골라다가, 문 앞의 트레이에 쏟아놓을 것이다. 그리고 알바생은 그 책을 다시 이상한 자리에 꽂아두겠지.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잊혀진 책들이 가는 4차원이라고 존재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나같아도 로마인 이야기를 무슨무슨 연감이나 이해찬 연설집인지 같은 것 사이에 끼워두면(대체 그런 책은 왜 나오나 했더니, 해찬들도 총리라고 나온 거더라-_-) 무슨 수로 찾아 내겠냐고요.

서가의 십진분류는 절대로 어려운게 아니다. 그냥, 목차이고 카테고리이며 이마트에서 홍차랑 녹차를 사려면 생선 파는 매대가 아니라 커피 파는 매대 옆으로 가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대분류 정도는 도서관 조금만 다닌 사람이면, 숫자로 외우는 것 까지는 어렵더라도 대충 무엇 옆에 무엇이 있는지 정도는 알게 되며, 중분류도 그 개념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절대로.

대체 대학생이나 되어서, 꽂아놓는 놈도 십진분류를 몰라서 아무데나 빈 서가에 쓸어다 꽂지 않나. 찾는 놈도 소설책 코너에 와서 물리학책을 찾지 않나. 말세가 따로없다니까.

 

 

 
본부에서 심부름 오는 알바 학생은 올때마다 “수고하세요”다. 와서는 자기가 어느 부서에서 심부름을 왔는지도 말하지 않고 “뽑아놓은 것 주세요”다. 니가 유치원생이냐. -_-; 저번에 학교 신문사에서 온 학생은 인사도 없이 “그거 다 되셨어요?”였다. 물론 내가 상대하는 일은 아니다. 나는 계속 구석에서 전화를 받고, 컴퓨터가 안된다는 말에 설명도 해주고 가볼만한 일이면 가보기도 하고 그냥 포맷하는 게 빠르겠으면 업체로 전화를 넘겨주기도 하며 계속 프로그램을 짜고 있었다. 문제는 그거다. 연세가 40세가 넘으신 계장님, 아마도 그 학생들에게는 한참 아저씨나 잘하면 아버지 뻘도 될 만한 분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가 아니라 “~~~ 다 되었어요? 그럼 수고하세요.” 그러면서도 이것들은 뭔가 위화감도 못 느끼더라는 거다. 밥상머리 교육의 부재가 문제인 것일까. 성질이 급한데다 새벽같이 나가느라 젓가락도 대충 잡고 밥먹는 버릇이 붙었다가, 백수생활 하는 동안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하는 게 뭐 하는 거냐고 밥 먹을 때 마다 아버지께 두 달에 걸쳐 꾸중들었던 기억이 난다. 후우…… 밥은 안 넘어갔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젓가락질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들으니. 하여간 요즘 대학생들 참 예의도 없다 했더니 도덕 교과서는 노예를 기르는 교육이라는 식의 황당한 링크도 눈에 띈다.(게다가 무려 미디어 다음에 게재되기까지 했다.)

http://blog.daum.net/poet7600/10102963

사실은 저게 말이 안되는게, 나는 동생이 둘이고, 걔들 책까지 보다 보니 교육과정은 확실히 계속 변했는데, 어디서 내가 다니던 시절의 교과서를 갖고 와서 저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뭐든지 기존 권위에 반박하는 것이 쿨해 보이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사람이 기본은 잡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중학생에게 학생으로서, 자녀로서, 어린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예의를 가르치는 것이 무엇이 그리 불만이라서 저렇게 옛날 자료, 전대머리가 나온 도덕교과서까지 가져와서 저러는지 모르겠다. DJ나 노통이 사진으로 나와서 저런 대목이 있는 도덕교과서라도 어디서 찾아다가 가져오면 모르겠어요.

저 파란 하늘 우리나라 태극기는 내가 “국민학교” 1학년이던 1986년에 배우던 것이고, 1989년에 초등 교과서가 바뀌면서 다른 것이 그 자리에 들어갔다. 아, 그래. 기존 권위에 대드는 것이 멋지고, 전교조 선생들이 국사교과서니 정치경제 교과서니는 다 개같다고, 기본조차 아니 가르치니 애들이 개념이 안드로메다에 가 있지. 후우. 요즘 교과서는 저기서 말하는 수준의 삽질은 거의 안 나온다. 10년 전 내가 중학교 졸업할 때에만 해도 심했던 남녀차별적인 요소들도 요즘은 많이 사라진 것을 보았다. 인권에 대해서도 예전의 피상성을 벗고 구체적인 부분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교과서는 계속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추어 변하고 있고, 적어도 저 책이 가르치는 것은 도덕의 완성이 아니라 기본중의 기본인지라. 인사조차 할 줄 모르는 동양사회 기준의 호로자식은 만들지 말자는 취지에서 나온 책으로 나는 믿고 있다 이거다. 참고로, 웃사람이 웃사람답지 못한 것은 그 자의 인격의 문제이지, 아랫사람이 똑같이 나올 이유가 없는 부분이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노예의 도덕교육 운운해가며 삽질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놈의 계급투쟁론. 남의 탓만 하니 노예가 되는 거지, 젠장할. 요즘 백수들이 맨날 떠드는 그거 말이다. 남의 탓, 남의 탓. 요즘은 대학생들도 그 지경이더라. 아, 나이 스무 살에 남의 탓만 하고 있다니. 정말 보는 사람까지 의욕 상실하게 하는 애들이라니까. 내 동생도 전에 한번 그래서 모두가 세상 탓이니 네 힘으로는 못 바꿀 테니까 두부에 코나 박고 죽으라고 했다. -_- 다행히도 안 죽은 것을 보니 아마 남의 탓이라는 생각을 좀 버린 것일까나.
이렇게 말하면 대학생이 다 알아야 하냐, 걔들은 아직 스무 살 밖에 안 되었다, 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뭐든지 하나만 잘 하면 되었지 대학생이 뭐.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며

어이어이, 누구는 저 나이에 타원적분에다가 군의 개념을 세워놓고는 여자 문제로 결투하다 죽었다니까. (아니, 결론이 좋지 않구나.)

아니, 얼마전 20주기를 맞은 고 박종철 열사만 해도 그렇다. 불과 대학생의 나이로 시국을 걱정하여 싸웠고. 4.19로 내려가면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하였으며, 일본 침략기에도 중고등학생 나이의 청년들이 나라를 걱정하였다. 이상화 시인은 고작 중학생의 나이로 “나의 침실로” 같은 시를 썼으며……

하나도 안 어려. -_-;

 

 

그래서 걱정이야. 예의도 없지요, 정치경제 기본 상식도 없지요, 얼마나 도서관에 안 오면 대학생 씩이나 되어서 서지번호 보고 책 찾는 정도도 못하지요. 취업준비밖에는 모르죠, 그나마 준비라도 잘 하면 다행이죠. 오늘같은 날은, 정글고에서 불사조 좋아하는 옆반 반장이 “오호 통재라”를 외치던 것이 다 생각날 지경이다. 책도 안 읽고 무례하며 무식하고 그런 주제에 기존 체제를 비판하는 것이 쿨하다는 사고에만 무비판적으로 빠져있는 그들. 비판을 비판할 줄 모르는 그들, 남의 생각에만 의지하는 그들, 그래서 행동하지 못하는 문약한 자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탓만 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그들. 대체, 젊은 지성인으로서의 대학생은 어디에 갔는가. 어디 박물관에나 가야 하는 옛 왕조의 유물이라도 되어서 욕되기라도 한 것이냐!

 

 

 

 

ps) 그리고 조금 전에 보니, 트랙백 걸어놓은 것이 마음에 안 드는지 싹 지우시더라. 저기 중간에 블로그는.

내가 싫어하는 386식 똘레랑스랄까. 내 말은 옳다. 당신은 내게 똘레랑스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당신 말은 틀렸으니 나는 당신에게 똘레랑스를 보이지 않는다 류 말이다.

이상하게 미디어 다음 쪽으로 트랙백 보낸 것은 그렇게 종종 끊어지곤 한다. 뭐, 어쩔 수 없지. 내 글을 적다가 그쪽과도 무관하지 않아 소통을 청했지만, 쳐내고 끊어지는 것이야 어쩌겠는가. 다만 요즘 몇번 미디어 다음 쪽이 줄줄이 그러고 나니 입맛이 쓸 뿐. -_-; 동조의 트랙백만이 트랙백이 아님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는 그만큼의 시간도 더 필요할 것이다. 아니-_-;; 설명하기는 귀찮군. 자세한 것은 김중만님의 블로그를 참고하시길.

그나저나 책 한권에 그런 글을 적어내고, 그런 것이 미디어 다음에 게제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세상인지 정상적인 논리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어. 심지어는 모 아니면 도, 0 아니면 1 같은 수학의 세상에서도 0과 1 사이에서는 이 세상 전부를 담을 수 있을 만큼의 수가 존재하는데.

 

요즘같아서는 단순하게 살라는 말은 욕 같다. 사람의 머리, 사람의 감정, 사람의 사유에 대한 치명적 비난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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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빼앗기 놀이

요즘 온라인상에 벌어지는 온갖 풍경들을 보면 그야말로 의자빼앗기 놀이에 다름없는 것이

그래, 현대 노조가 한 짓은 내가 봐도 좀 엽기기는 엽기다. 상여금을 안준다는 것도 아니고 목표달성이 안되었으니 150%이 아니라 100% 준다고 한 것이 아니었는가.

하지만 그 외의 것들에 대해, 조금만 남들보다 금액이 많아보이면, 조금만 혜택이 많아보이면 귀족 어쩌고 하며 한국에는 이미 없는 신분제를 강조하며 자신들이 무슨 앙시앵 레짐에 대응하는 평민들이라도 되는 듯이, 다 무너뜨려라를 외치는 주제에 결국 맨 꼭대기, 국회의원이나 기타등등에는 감히 어쩌고 할 용기도 없이 비슷비슷한 서민들끼리 물고 뜯고 싸우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것이야말로 의자 빼앗기 놀이나 다름없어 보이기는 하는데.

 

멍청한 늬들이 잊는게 있다.

의자 빼앗기 놀이를 해서 한 사람을 쫓아버리면

모두가 의자에 앉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의자가 하나 더 빠지는 거다.

언제까지 그렇게 뜯고 싸울래?

 

그렇게 하나하나 다 쳐내기보다 의자를 만드는게 빠르겠다. 어째서 내가 남보다 못하면, 자기가 노력을 해서 그걸 따낼 생각을 않고 욕부터 하는 거지. 패배주의도 저 정도면 병이다. 이것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자유경쟁이 아닌 평등의 논리, 평준화의 논리로 사람들을 호도해 온 교육과 사회의 문제인가, 아니면 저렇게 각박해질 수 밖에 없을 만큼 세상이 흉흉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흉흉해도 사람은 품위가 있어야 한다.

백수가 되어도 품위는 지켜야 한다는 게 왜 그렇겠어. 그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품위라는 게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 소위 품위 유지비 어쩌고 하는 명목, 그런 것은 하찮은 일이지. 품위란 신독과 연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남이 보지 않아도 자신을 다스리는 마음. 남이 무어라 견지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이며 행동거지를 제대로 묶어 단속하는, 그런 선비같은 마음 말이다.

의자 몇 개를 놓고 빙글빙글 돌아간다. 그리고 언젠가는 당신도 의자가 없어 튀어나가게 될 거다.

너보다 눈곱만큼이라도 더 나아보이는 사람들을 다 쫓아버리는 그 의자뺏기에서

너보다도 상황이 좋지 못한 누군가가 네 등을 떠밀고 말 거다.

대체 왜 그 의자빼앗기를 해야 하는지부터 좀 생각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차라리 내가 앉을 의자를 하나 더 만드는 게 속 편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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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백수 해명군-5] 사실 “취업”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백수를 면하고 싶습니까? 뭐가 되었건 일자리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고요? 그러면서 매일 수십장의 이력서를 쓰고 계신 당신이라면 아시겠지만,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널린게 일자리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람들은 종종 이 점을 간과하여 수 년 간의 백수생활을 겪고 있고, 그렇게 이력서에 적을 경력 한 줄 없이 서른이 다 된 사람을 받아줄 회사는 더욱 적어지겠죠. 세상은 경력자만 원한다고는 하지만, 그나마 경력이 없어도 취직이 되는 것은 20대, 대학 갓 졸업하고서 서른 되기 전 까지가 고작이고, 사실은 대학 졸업하고 1, 2년이 한계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이것은 해명의 경험입니다.

2년간의 직장생활 동안 마땅히 토익은 못 봤고, 한두번 봤지만 성과는 학교 다닐 때 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서 막상 할 것은 없었지만 출판계 쪽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신규를 노리고 다녔습니다. 물론 타 회사에서 2년동안 근무하였으며, 컴퓨터 잡지사에 1년 이상 제 이름을 단 꼭지를 기고하였으며(그 잡지는 현재 망했습니다. 원고료도 못 받았어요, 젠장) 대학시절 대회에서 두 번 입상하였다는 점을 아주 밑줄을 그어서 이력서를 만들고, 흥미있어 보이는 회사 몇 군데에 넣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10군데 정도 넣어서, 8군데 면접을 보았습니다. 최종 합격도 된 곳이 있었지만, 연봉이 원래 다니던 회사보다 적거나, 혹은 막상 면접을 보러 갔는데 면접관이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일단 생각을 접고 -죄송해요, 먼저 면접 본 곳에서 합격 통지가 왔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일을 잠시 했는데.

여기서 포인트는.

연봉을 낮추면 갈 곳은 많다. 입니다.

어차피 확고하게 내가 가야 할 길이 있다는 20대를 저는 별로 보지 못했거든요. 특별히 어느 분야가 아니면 안된다고 그러는 것이 어떤 뽀대나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서 우러나온 경우가 아니라면, 그 외의 사람들은 어느 회사에 던져놓아도 나사못처럼 일 잘 하더이다. 물론 컴퓨터 쥐뿔도 모르는 사람이 프로그래머가 된다거나. 는 불가능이겠지만. 늘어진 오라클 티셔츠나 입고 다니는 컴쟁이를 디자인 회사에 던져놓는 것은 큰 문제겠지만, 그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에는 어디에 던져놓아도 당신은 신입이고, 배우면 웬만한건 다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나는 죽어도 ## 회사에 가겠다고 간 친구가 석달만에 “에이 18!”을 외치며 사표내고 나오는 경우도 봤을 정도예요. 밖에서 보이는 환상과 실체는 다르죠. 처음 들어간 당신은 아마도 나사못이 될 겁니다. ^^ 아무리 열린 분위기의 회사를 강조해도, 적어도 신입은 나사못이 될 수 밖에 없어요. -_-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신화는 없다던 그 명박시장은 스물 몇 살에 현대의 과장, 부장, 상무, 이사가 되었다지만, 그건 그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기가막히게 잘 잡았고 그만큼 근성이 있는 사람인 것이고, 당신이 그만한 배짱과 그릇이고 언제든 자신을 내보일 준비가 된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런 그릇이 되었다 해도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보일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건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아니, 명박시장도 처음에 정주영 회장의 눈에 띄기 전에, 그야말로 평사원일 때는 말단 경리였다니까요.

눈 좀 낮추세요.

연봉 3천이 어쩌고 하는 백수를 보며 가끔 웃는데. (아니 진짜 있어요;;; -_- 연봉 3천 안주면 안간다나?) 제 주변에 친구들 중에 능력없고 그런 애들 아니고, 그냥 중소기업 다니는 애들, 서른이 다 되어도 아직 2천 못 받는 애들 꽤 있어요. 몇년 다녔는데도. 초봉 3천이면 글쎄, 삼성은 그렇게 주나? 잘 모르겠습니다. 제 동생은 잡지사 기자인데, 그 아이가 처음 그 회사에 들어갔을 때의 연봉은 1200만원이었습니다. 연봉이 너무 적어서, 처음에는 사장님하고 이야기를 해서 고용보험도 안 들고 일을 시작했었죠. 지금도 연봉이 꽤 오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월급은 꼬박꼬박 받으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 물론 저같은 것 보다 글쓰는 재주는 훨씬 뛰어났던 애가 그냥 직장인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 좀 안타깝습니다만.

일단 취직을 할 마음이 들었다면 취직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고싶은 연봉을 바라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일을 원한다면, 그 중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일단 있다면. 넌지시 그 분야의 초봉에 대해 들어보고 생각해보고 목표를 조금 낮추어서 일단 시작부터 하세요. 대체, 요즘은 스펙도 안 갖추어진 대학생이 무슨 연봉 3천 타령을 해서 우습다니까. 학교에서 일 해 보세요, 직접 애들하고 만나는 분야가 아니라고 해도 학생들 사는 고시원에서 살다 보니 애들의 별별 이야기를 다 듣게 됩니다. 훗, 내가 연봉 3천 초봉으로 주는 직장 들어갈 때 까지 안 가 소리 했으면 아직도 무경력의 백수였겠다. 후하하하하하.

 (즉….. 전기주전자 닦으러 주방 올라갔다가 이야기를 듣고 한껏 비웃음에 차서 내려온 해명의 심술이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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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시대, 그리고 기준과 편견

얼마전에 아는 언니와 메신저로 마하라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던 중 나는 무심결에 예전에, 마하라자 이야기를 책으로 읽었던 중에 느꼈던 말을 했는데.

“아니, 대체 구해놓고 불에 넣고 구워버리면 어쩌라고요. 그럴 거면 구하러 가지나 말지.”

(라마는 자신의 비인 시타가 마왕-이름이 기억안나;;;-에게 잡혀가니까 부하들과 원숭이들, 그리고 신들의 도움을 받아 마왕을 물리치고 시타를 구해낸 것 까지는 좋은데, 그녀의 정절을 의심하며 불에 넣었다 뺀다. 당연히 시타는 정절을 지켰고, 라마와 시타는 행복하게 살았다. 등등)

“나같으면 그렇게 의심하면서 불에 처넣는 남자랑 못 살텐데. 어휴. 뭐 그딴 새끼가 다 있는지.”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기묘한 것을 깨달았는데.

그것은 마하라자가 만들어진 기원전의 정서와 지금의 정서는 대단히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는 언니와 메신저로 주절주절 떠드는 것이니 부시와 고이즈미의 18금 레슬링을 떠들면 어떻겠으며 무슨 망상 정도 피운 것으로 문제 될 것은 없지만.

내가 받은 충격은, 나 역시도 내 기준의 잣대,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잣대로 ‘감상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을 비난’까지 하고 있었다는 데 있었다. 당시와 현재의 잣대를 함께 놓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에 내 동생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인터넷에도 그런 이야기 하는 사람이 많아서 동생하고 차 마시면서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슈바이처가 사실은 인종 차별 주의자에 아프리카 인들에게 포악한 의사였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하지만 슈바이처가 “밀림의 악마”라고 말하는 게시물들의 근거 링크를 따라가 보면 고작해야 네이버 지식인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얕은 잡학이 사람들의 입을 타고 돌아다니며 하나의 정설처럼 굳어지는 것을 보면 두렵기도 하다. 게다가, 그들이 슈바이처가 인종차별 주의자라고 말하는 근거들은 대개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에도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무슨 뜻인고 하니, 그 시대에는 확실히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인들을, 원숭이보다 좀 더 나은 정도로 취급했던 것도 사실이고, 슈바이처 역시 그 시대를 살아가며 그런 편견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문제를 두고, 그 사람의 희생이나 업적까지 폄훼하는 짓들을 우리는 종종 하고 있다. 얄팍한 지식과, 현대의 정서에만 잣대를 둔 폭력적인 시각으로.

나폴레옹을 존경하네 어쩌네 하다가도, 또한 나폴레옹이 한게 뭐 있느냐.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한 인간이다, 프랑스에서는 그거 관광용으로 팔아먹으려고 영웅으로 만들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본 적 있다. 음, 어떤 의미에서 요즘은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인물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무조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