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언제나 봄을 품고

매운 바람끝에는 이미 봄이 숨어있으니

Archive for the '씩씩한여자되기(+결혼준비)' Category

변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내 엉덩이를 뽁뽁이 심으로 쳐 놓고, 내가 화를 내자
변태는 내게 항변했다.

“##는 내가 그래도 좋아했단 말이야!”

……씨바, 좋아하는 척 했겠지, 멍청아.

 
 
 
자, 여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여자 가득 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며, 오히려 대학교 이전 고등학교 때 부터 변태란 변태는 다 구경해 왔던 남녀공학 출신 공대녀인 내 눈에 변태면 그건 진짜 변태다. 그건 내가 명예를 걸고 단언할 수 있다.
 
 

그래.
하여간 솔직히 나는 변태가 내 속을 득득 긁을 때 마다 생각한다.

“씨바, 지금 내가 봐 주는 거다. 니 인생이 불쌍해서.”

가끔가다 한두번도 아니고 한주에 두세번은 그러는데
큰 맘 먹고 비싸고 감 좋은 녹음기 하나만 사도
너같은 새끼 백수 만드는 건 일도 아니야 하고 속으로 이를 갈지.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다는 거다.

대한민국에서 성희롱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한 여직원이
그 변태새끼를 치워버리고 나서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 다.
부서에 여자라도 반반이 되면 도움을 구할 수라도 있겠지.
하지만 혼자서 남자만 그득한 사무실에서 살아오신 여자 상사님은 그런 일에 무감해져 있고
나는 남자 상사에게 이런 일을 상의해보지만,
그분의 심성이 착한 것과 상관없이 이런 여자들의 문제가 제대로 와 닿을지는 잘 모르겠다.

세이군에게 이야기해 보니
하위직이라 해도 여직원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교육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발언과 행동들이라고 했다.

사실 말이다.
난 군산에 발령받아 내려갈 때 이런 문제에 대해 상당히 걱정했다.
수도권은 오히려 이런 문제에 더 예민하고 민감하며
경상도나 전라도는 그런 일에 더 쉬쉬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군산에서 뵈었던 분들은, 성적인 농담을 건네지도, 여자직원에게 술을 따르게 하지도 않았다.
노래방에 가서 상사나 직함있는 교수 품에 어린 여직원을 떠다밀고
댄스의 스탭이 아닌 그저 뽕짝 가락에 발만 맞춘 부비부비를 시키지도 않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군산에서는 술을 별로 안 하셨는데 그건 정말 좋았어요.” 라고 말하지만
“군산에서는 술도 희롱도 없었어요. 그래서 이런 일이 있으면 군산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오죽하면 고시준비 시작한 동생에게 그랬겠어.

“얌마 너 고시 좀 빨리 붙어.”
“…..누나가 웬 덕담이야.”
“변태가 하나 있는데, 빨리 고시 붙어서 좀 치워봐라.”

아니, 막 고시에 붙은 어린애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견제는 되겠지. 뭐 그런 머리굴리기까지 하고 있다.
결혼해서 남편이 생기면 좀 덜 하려나? 글쎄, 설마. -_-+
변태짓하고, 사무실에서 담배 피우는 것 하고. 둘 중 하나만 안 해도 봐 주겠는데 진짜.

여직원회에 가도 그 변태가 다른 팀에서 여직원들에게 했던 말들이 회자되면서
“전선생이 딱 부러지게 화를 내야죠!” 라고 말하는 여직원들 말도 들으면서
나는 군산이 그립고 교육청은 부러웠다.

에헤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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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2] 생각보다 싱거웠던 최후통첩;;;

일단 세이군에서 집에다가 통보를 하라고 했다.
어쨌건 남의 집 장남을 빼뜰어오는 건데;;;;;
허락같은 것 받을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이야기는 하고 데려가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다 사실은 세이군이라고 우리집에서 허락받고 자시고 한 게 있는가 하면.
 
우리 엄마는 또, 내가 그 집에서 들었던 말에 치를 떨고 계신 관계로, 그냥 “어머님께 예쁘게 보이고는 싶지만”아직 예쁘게는 안 봐주시는 상태. 정확히 말하면 세이군은 예쁘게 봐 줄 구석도 드물게 가끔 보이기는 하지만 사돈 될 집안을 생각하면 몸져 누우실 상태. 그런고로 세이군은 진퇴양난의 상태에 놓인 것이었다.
 
그래서 세이군은 일단 저쪽에 통보를 한 뒤 우리 엄마를 설득해보기로 하고는 일단 자기 아버지와 통화하여 약속을 잡았는데, 그날 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아버지 만날 것도 없고 네 멋대로 해!”
 
세이군의 그 말을 듣고 나는 반응하였다.
 
“오오, 허락받았네. 축하.”
 
하지만 저것의 어디가 허락이고 축하며 경사난 일이란 말인가. 결국 세이군은 나의 의견을 들은 뒤 다시 집에 전화를 하여 약속을 잡고, 결전의 그 날이 다가오기 전 그 동안의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통보하기로 했다.
 
(1) 상견례를 하지 않는다. 날짜는 내가 알아서 정할거다.
(2) 예단이며 그런 것 없다. 폐백도 없다.
(3) 결혼준비 우리끼리 알아서 할 것인데, 사실 한국에서는 부모가 자식의 결혼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나중에 노후자금을 일부 부담받는 형태가 보편적이다. 그러므로 노후준비는 알아서 해 주세요. 10원 한 푼 안 받을 겁니다.
 
등등……
 
아니, 4번은 내 의견이다. 세이군에게 돌을 던지지 마라. -_-+ 나라고 편한 것 싫을 리 없고, 나도 우리 준비하는 데 한 2천만 더 있어도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곤 한다. 지금으로는 각이 안 나오는 상태만 겨우 면한 판이라, 계속 맞벌이 할 것이라는 점을 배제하면 막막 직전이다.
 
하지만 내가 그런 소리 듣고 속을 몇번을 뒤집은 판에; 내가 거지도 아니고; 천 이천 보조받고 평생 뜯기고 살아야겠나? 라는 억하심정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삽질을 하였다. 그 밖에도 나보고 성당 다니라는 소리 하면 엎어버린다 등등의 추가 의견도 내놓았다. 세이군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 되었지, 나한테까지 믿으라고 하는 건 소가 웃을 소리다. 뭐 기타등등. 세이군은 일부 충격먹고 대부분 공감했고, 우리 엄마는 “내 아들이 저런걸 들고 오면 몸져 눕겠구나.”하고 경악하셨으나.
 
하여간 강행돌파다. 가라, 세이군!
 
 
 
이었는데.
 
생각과 달리 언성 높이시지도 밥 먹다 엎거나 먼저 나가버리시지도 손찌검이나 기타등등 옵션이 붙지도 않은 채
저 위의 조건들 및 그보다 더한 조건들을 모두 알았다고 오케이하셨다고 했다.
 
나는 하도 황당하여 듣기만 하다가.
 
“잘 되었네.
 
대체, 어째서, 아버지 만날 것 없고 멋대로 해라, 에서 모조리 오케이, 까지 다 나와버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건 통첩에 성공했다. 앞으로의 일이나 신경 써야지.
 
아, 그리고 모조리 군말없이 오케이 하셨다고 하니
따로 예단은 안 해도 두 분 은수저라도 해드려야겠군.
어차피 나랑 세이군도 둘이 커플링만 하고 말 건데 뭘 더 바라시겠느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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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셔츠라는 것은

재단이 잘 되어 있어서, 그냥 철사 옷걸이에 걸면 좀 들뜨는 것 같지만 어깨가 들어간 수트 살 때 주는 옷걸이에 걸면 제대로 선이 떨어져서, 그대로 걸어서 말리면 다림질 안 해도 입고 나갈 수 있는 흰색.
칼라에 심 들어가 있을 것.
반팔이면 2부에서 3부, 긴팔이면 커프스에 단추가 하나면 9부요 둘이면 10부.
10년 전 사진에 들어가 있어도 10년 뒤 사진에 들어가 있어도
약간 고리타분하다는 느낌은 들어도 촌스럽다는 느낌은 안 들 정도의 셔츠.
 
 
그런 셔츠 하나 찾는데 부평역 지하상가 전체를 발이 닳고 신발굽이 닳도록 돌아다니며 찾아도 없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그래서 슈ㅣ발 닥치고 유니클로;; 인가. 근데 난 그 유니클로 애들 “안녕하십니뀨우”하는 인사 소리 듣기 싫은데. 역시 간절기에 가서 1년치 셔츠를 쇼핑해오는 수밖에 없군.
 
 
 
대체 심도 안 들어간 칼라를 왜 다는지 모르겠다. 흠……
 
아니 그건 취향이니까 존중해드린다고 치고
어쨌건 제일 기본적인 모양, 옷본의 제일 기본형태에 가까운 녀석은
어디 가서도 구입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내가 교복매장을 기웃기웃하는 것은
내가 교복변태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그나마 교복매장에는 딱 달라붙게 작은 셔츠와 교복의 기본형인 일반 셔츠가 다 있기 때문이랄까.
나는 기본형으로 재단이 되어서 수트는 물론 청바지에도 입고 나갈 수 있는 흰 셔츠를,
특히 반팔이라고 해도 움직일 때 겨드랑이까지 보이지 않는, 2에서 3부 정도 되고 소매 끝에 좁게 한단 접어 커프스가 들어간 셔츠를 원한다.
어째서 그게 부평 지하상가를 통으로 털어도 없는 희귀아이템이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사실은 그래서 내가 쇼핑이 좀 곤란;;;;;
기본패턴의 정장팬츠, 혹은 기본패턴에서 약간 A라인으로 떨어지는 것은
유행이 돌아오는 순간에 몇장을 사 둬야 한다.
안 그러면…….
뭐든지 스키니가 유행하는 시점에 옷을 입을 수가 없다규…….
 
 
 
머리 깎았다.
앞머리좀 자르자고 답답하다고 해서 그러세요 했더니 순간 이만큼을 툭 썰어내셔서
나도 모르게 “으아아아아아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귀두컷보다 서인영 머리가 더 싫었다는 증거다.
(참고로 이 여자, 블루클럽가서 머리 깎고 한 1주일을 귀두컷 상태로 돌아다닌 적도 있다……)
사진은 내일 머리 감고 찍어서 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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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1] 집을 지르기로 결심하다

그러니까 시작은 지난 달이었다.
석문이와 사귄지 어언 10년.(하고도 몇 달이 더 지났지….)
이제 슬슬 같이 살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부록으로 딸려 있는데
그중 제일 큰 문제는 석문이네 부모님이 나를 웬수보듯 한다는 것이고
석문이는 집을 나와버린데다가-_-+
우리 부모님도 석문이가 사위가 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석문이네 부모님이 사돈이 되는 것은…..
(내가 석문이 어머님께 들은 험한 소리의 10%만 말씀드렸을 뿐인데 일어난 일이었다. 난 무서워서 더는 말 못했다.)
 
하여간 이 상황에서 결혼준비를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프로포즈?
부모님의 허락?
 
……됐다.
 
해명군은 쿨하고 핫하게도, 부동산에 들어가보았다.
 
“반년 뒤에 집을 살 거거든요. 근데 집 지르는건 처음이니까 지금부터 공부해두려고요.”
 
요즘은 맞벌이가 많다 보니, 부동산은 사실 토요일에 바쁘다.
수요일 저녁무렵에 가면 뭐, 방 구하는 학생도 없고, 직장인들이 알아보러 다닐 시간은 아니고.
그래서 수요일쯤 갔더니 부동산 사장님이 내가 찍은 동네는 발전 가능성이 없고, 길 건너가 앞으로 재개발이 될 거고, 뭐 그런 말씀을 잔뜩 해 주셨다.
적었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하고, 내년 초까지 우리가 모을 수 있는 자금을 계산하고, 보금자리 론 대출 가능액을 계산했다.
펀드가 떨어지는 게 기분이 나빴고 부모님들께 도움 받을 건덕지가 없기는 했지만 어쨌건 무능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계산이 끝나자마자 잠옷바람으로 엄마한테 가서 선언했다.
 
“엄마, 나 집 한 채 지를까 하는데.”
 
당연히 엄마는 입을 딱 벌리셨다.
 
“네가 무슨 돈으로.”
“석문이도 털어서.”
“아니 그녀석은 무슨 돈으로.”
“론 끼든가, 아예 융자가 붙어서 나오는 집으로 살 거야. 여기 여기 여기 중에서, 지은지 20년쯤 되는 저층 소형 아파트, 아니면 갓 지은 신축빌라 중에 위치가 마음에 드는 집 나오면.”
 
그때 엄마의 표정은 거의 경악 수준이었다.
물론 그 말을 들은 세이군의 표정 역시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전세 얻어. 다들 그렇게 하더라.”
“요즘 제 주변에서 신혼집으로 많이들 얻는 스펙-좀 괜찮은 아파트, 20평대 후반-대로 얻으려면 어차피 융자 받아야 하는데요.”
“전세도 융자야? 그럼 월세부터 시작해.”
“싫어요.”
“아니, 젊어서 고생하는 거지.”
“고시원 살아보니 월세 내는 건 허공에 돈 뿌리는 거고요, 전세는 월세보다는 낫지만 이자 붙을 건덕지가 없잖아요.”
“융자 껴서 집을 사면 이자 내기도 벅차다.”
“집값은요, 적어도 물가 상승률 비슷하게라도 올라가거든요.”
 
이게 딸네미가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 라는 탄식과 함께, 나는 상견례고 화해고 부모님 허락이고 다 제끼고 선언했다.
집을 사기로 했고, 석문이 저금통장을 털어서 보탤 것이며, 이왕 하는 것 주택공사 론을 끼려면 결혼을 하는 쪽이 좋은데다 이번에 사려는 집은 둘이 같이 살 집이 될 것이니 결혼을 하겠다. 라고.
 
그래서 이 카테고리는 앞으로 약 반년에서 10개월간 결혼준비 카테고리가 될 것이다.
 
시작부터 웅장한 선언이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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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결혼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건 내년에 하고.(가급적 비수기로)
일단 그 이전에 집을 질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응?)
그리고 진짜로 동네를 고르고 다니고 있다. -_-+
그랬더니 엄마는 간이 부어도 정도가 넘는다고 경악하셨고
세이군은 저게 가능할까 하면서 후덜덜해 하고 있지만.
1억으로 집을 사고 갚아나가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치자.
근데 우리가 먼저 1억을 모으면, 그 집은 그 사이 1억 5천에서 2억은 되어 있다는 게 포인트.
고생은 일찍하자 주의라서 말이다. (훗)
 
솔직히 내가 생각하고 바라는 결혼은 그냥 혼인신고 하고 나와서
친구들에게 피자나 쏘고 그렇게 하고는 여행좀 다녀왔다가 바로 결혼생활 시작. 이었지만
직장도 있고;;; 부모님을 봐서라도
다스베이더 가면 쓰고 피자 뜯으면서 하는 결혼은 좀 곤란할 것 같았다. (젠장)
 
그래서 일단 결혼관련 카페를 둘러보았다.
스튜디오 촬영이니 드레스니 메이크업 같은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데
여자들은 스튜디오 촬영을 대부분 좋은 기억으로 갖고가는 것 같은데
나의 남자 친구들이나 기타등등 아저씨들은
찍을 때는 재미있었지만 (귀찮았다고 말한 사람도 봤다)
반년만 지나도 볼 일 없더라. 는게 대세였다.
어제 줄라이 언니 집에서 본 앨범을 보니 예쁘구나 두근두근 하기는 했지만
길어야 반년. 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해 봐야 할 문제기는 하다.
(마음같아서는 그냥 돌오빠나 주변에 사진 잘 찍는 분들한테 부탁해서 식 당일하고, 결혼 전에 준비할 때 몇번 좀 찍고 나중에 사진들 추려서 온라인 사진관들에 해서 압축앨범을 직접 만드는 쪽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식장은 여기저기서 하는 말이 주로 밥값이 대부분. 이라고 하니 가격대 성능비 좋은 곳으로.
드레스나 메이크업도 예식장에서 묶어서 해결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불필요한 것까지 끼워파는 게 많고 어떻고 그렇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마땅한 데 없으면 구청 예식홀이나 교직원 공제회관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인천 공제회관 뷔페 맛이 극악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겠지;;;;
 
예단 안 할 예정.
나하고 헤어지라고 고사를 지내시는 통에 세이군이 가출해서 집하고 연락도 안 하는데 뭐. 생략. (어이;;;;)
대신 결혼비용 보태달란 소리 안 할 것이니 상관없다.
어디서 읽으니 예단은, 남자가 집을 장만하고 여자가 그 집에 들어가니까 시댁에 경제적으로 보조하는 행위라고 했다.
그 이론대로라면, 말이지.
둘다 털어 먼지 안 나오는 청춘이고 모아놓은 금액은 비슷한데 사실 내가 연봉이 더 높거든.
집도 내가 지르러 다니고. 그런고로 오히려 우리집에서 예단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농담도 과격한 농담이다. 훗)
 
세간은 세이군이 지금 관사 들어가면서 지른 세탁기 냉장고 있으니 가져오고
책상이나 두개, 튼튼한 것으로 구하고.
침대는 안 쓸 생각이기는 한데 모르겠다.
어쨌건 최대한 돈 안 들이고 시작하려고 한다.
 
하여간.
내가 집을 지르겠다고 하며, 지르면서 융자 받고 하는 이야기를 하니까
엄마는 정말로 한숨을 푹 쉬시고, 혀를 쯧, 차시다가.
“그러면 그렇게 되면 혼인신고를 하고 융자받고 등기 해야지, 뭐.”
“어, 그래도 괜찮아?”
“……….근데 결혼하려고 집 보겠다고 하면서 왜 네가 고르고 다니는데?!”
 
(아직은 동네만 보고 다니고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동네를 찾으면 그때부터 공략 들어가야죠. 가좌동은 이미 집값이 스카이워커 하셔서 손을 쓸 수가 없어요. 젠장.)
 
결혼에 대한 다양한 조언덧글+트랙백 미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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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부평 지하상가 :-)

요즘 우리 사무실 엄선생님께서 내 옷차림이 너무 아저씨스럽다고 하도 그러셔서
화장품 가게나 블라우스 가게를 다닐때 잠깐 시간을 내어 멈추어 서서 기웃기웃하고 있다.
 
그런데 어제 마음에 드는 블라우스를 하나 봤는데
(드레이프, 레이스, 쓸모없는 주름 없이 기본 디자인에 프린세스라인 절개선만 들어간 스타일.)
충동구매를 하지 않으려고, 주말에 사야지 하고 가게만 봐두고 왔다.
 
그런데.
오늘 보니 우리 사무실의 모 남자 선생님이 같은 패턴의 셔츠를 입고 오셨다. -_-+
 
…….10라.-_-+
 
 
 
아, 그리고 어제는 스킨푸드의 아이스미스트를 샀다.
아이스 스킨이나 아이스미스트 같은 것은 내가 사서 드물게도
상하기 전에 다 쓰는 종류의 화장품이다. 여름에, 화장품용이 아니라 땀 식히느라고 쓰거든. -_-+
(내가 사는 보통의 화장품은 향수 빼고 거의 다 바닥나기 전에 상한다. -_-+)
 
근데 이거 피치사케 아이스미스트, 시원하고 촉감은 좋은데 향기가 안 좋아!!!!!!
그리고 스킨푸드 새 라인 중에 프루츠 스킨이 아주 향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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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제모를 해야 하는 거였어?!

사실 난 제모가 예의라는 말도 좀 웃기게 들리기는 하지만.
(나 어렸을 때…. 도 아니고 한 중고등학교 때인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제모에 목매는 여자 없었음)
옆나리에서는 변발이 예의였던 시대도 분명히 있으니까 뭐, 그러려니는 하지.
근데 사실 난 음……
치마를 안 입으니 다리도 안 내놓고
나시도 안 입는다. 3부보다 짧은 소매 자체를 안 입는데.
 
 
…….그래도 해야 하는 겁니까아!
 
 
사실 주변에 여자친구들이 득실득실하면 이럴때 물어보고 어쩌고 될 텐데 말이죠
제가 사주 자체에;;;; 사주가 워낙 사나이의 사주라서;;;; 여자친구들보다 남자친구들이 더 많을 것이며 나이 들 수록 점점 더 주변은 남탕이 되어 갈 것이라고 합니다. 어머나. -_-+
 
그나저나 입술 옆에 스트레스 받으면 삐죽 올라오는 놈이 있는데
그 자리만이라도 레이저로 모근을 태울까 하는 생각도 좀 하긴 했습니다만.
그 제모크림 같은 것은 워낙 독한데다 생리전후 산전산후 사용금지;; 라고 적혀있는 물건이니
누가 공짜로 줘도 쓰고싶지 않고.
 
 
 
뭐, 7부소매 셔츠에 바지 입고 출근했는데 언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여름인데 피부과 가서 제모 안 하냐. 귀찮으면 레이저로 태워버려라 등등;;; -_-+ 으음.
 
 
근데 솔직히, 사람 몸에 있는 것은 있으라고 있는 거죠.
예전에는 편도선이 불필요하고 열 나면 아프기만 하다고 그냥 아무 문제 없는데 떼어버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래서 대체 왜, 나시티도 안 입는 사람에게 제모가 예의 씩이나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_-+ 아름다움을 위해서, 도 아니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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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모 카페에서 생긴 일

다음의 공클 카페에서 종종 생기는 일.

글쎄, 닉을 몇번 바꾸기는 했는데, 꼭 여성스런 닉으로 들어가면, 뭐 검색하고 글 보고 하는데 누가 채팅을 거셨다는 팝업이 뜬다. 그냥 씹기도 뭣하고, 물어볼 게 있나 싶어서 채팅승낙 하고 보면.

백발백중 껄떡쇠다. -_-+

자기는 서울에서 일하는 서른 세살인데 블라블라블라….. 하고 나는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혼자 떠든다.
가끔 재수없으면 뭐 막 이상한 음담패설을 섞어대기도 한다.
그러다가 혹시 학교를 어디서 나왔다거나 그러면 나는 주저없이 대꾸한다.
“아, 제 남편도 그쪽을 나왔는데요.”
(여기서 해명이 아직 결혼을 안 했다는 사실이나, 해명의 남친인 세이군이 인천에서 초중고대를 다 나왔다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10초만에, 안녕히 계시라는 말도 없이 사라진다.
예의없는 것들. :-) 아마 그따위로 해서야 오프에서도 여자 못 사귈 게 뻔한 인종들이다.
 
그런 껄덕쇠를 지지난주에도 보고 이번 주에도 봤다.
아무래도 닉을 또 바꿔야 할까보다.
 
=====================================
 
확실히
전산실은 아무래도 소문에 늦는 경향이 있고, 그렇다고 1층 선생님들과 그렇게 살뜰히 친한 것도 아니라서
그런 카페에서라도 이런저런 소식을 주워들어볼까 하고 가끔 들어가지만
그런 쓸만한 소식보다는 쓸데없는 글이 더 많은 곳이라서 말이지.

……최근에는 근현대 문학의 시들을 주워다 붙여놓고 해석을 요상하게 해서
제목을 ### 시로 유부녀 꼬시는 법, 그런 식으로 붙여놓는 인간도 있고.

혹은 자기가 한달만 공부하면 7급 교육행정에 붙는데 연봉이 어떤가요, 여자들이 보기에 남자 교행은 신랑감으로 괜찮나요 하는 분도 있고.
(그러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말고 붙어놓고서 발령받기 전에 질문해도 되잖아;;;;;?)

이정도 스펙이면 여자가 넘어가나요 하는 글도;;;;;; 그래서 난 게시판 하나 얼마 전에 폐쇄된 것 보고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근데 그랬더니 공직공감 게시판이 위와 같이 변하려는 것 같더라. ^^

하여간 여자여자여자 하는 글이 참 많은 곳이기는 하지…..? (근데 오프에서 괜찮은 남자가 온에서 그러고 다닐 것 같은가?)

……어디나 썩은 사과는 많다지만 말이다. 그렇게 껄떡껄떡 하면서 성욕을 주체못해 게시판에라도 대고 자위를 해야 직성 풀리는 것은 고등학생이면 졸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닌 말로 수학의 정석을 보면서 #잡고 딸딸이를 치는 것이야 개인 취미지만, 그걸 게시판에 나는 수학의 정석만 보면 야릇한 기분이 어쩌고 하면서 인증샷을 찍어올리는 것은 민폐다. -_-+ 이상화의 시를 불륜용 시라고 잘난 체 하고 있는 천박함도 보기 질리는데 저게 어째서 “공직공감”같은 게시판에 올라오는지도 모르겠다. 필요한 정보가 있으니 가지만 상당히 불쾌한 곳이다. 내가 남자였으면 저 카페에서 무슨 천주교 세례명 아주 여성스러운 것으로 닉을 쓰고 넷카마 놀이 실컷 하겠는데, 내가 여자다 보니 많이 기분이 나쁘더라. ^^ 여기나 저기나 전산직; 에 대한 것은 찾거나 조언받기 어려우니, 그냥 김주사 닷컴 같은 데나 북마크해놓고 가끔 들여다보던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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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결혼식

똑똑한 여자 싫다는 세이군의 부모님에게 대박으로 실망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경멸어린 절망을 느낀 나는
세이군에게 내 말만 잘 들으면 결혼하고 전세금에 쫓겨다니는 라이프 대신
결혼 전에 당당히 집을 장만하고(물론 집값은 갚아가야겠지만) 시작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보아두는 집들은 모두, 13, 15평 정도의 집들로
직장의 다른 선생님들이 보통 신혼살림을 시작하는 집보다는 확실히 작겠지만
적어도 세이군과 내 저축에, 어느정도의 융자를 얻으면 구입할 수 있는 집들이고
20평 넘는 아파트에 전세로 시작하는 것 보다는
훨씬 알뜰한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거야 내 더러운 성질 때문이라고 치고.
아니, 아들을 그렇게 곱게곱게 키운 것도 아니면서 유세만 들입다 하는
(그래도 앞으로 결혼할 남자의 부모님이니 세이군을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것은 안 쓰겠지만 정말로 들어보면 누구라도 기막혀 할….. 아니, 저런 시부모를 생각한다면 누구라도 이 결혼 반대하고 나설 만한 언행이 꽤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신 우리 엄마의 반응이라는 것은, 평소의 그 차분한;;; 우리 엄마답지 않은 과격함으로 “내 그 #### 한 여편네를 가서 확!!!!” 수준의 발언이 튀어나올 정도였으니…… 내 성질머리에 말대꾸로 그친 것만 해도 그나마 대단히 예우를 해 드린 것임을 아시기는 하실까나 모르겠네.)
그 부모님들에게 아주 진저리가 났기 때문에
그쪽 집안에서는 10원 한 푼 안 받을 것이라고 결심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이군은 내 1년 선배다. 나이로는 두 살 많을 뿐이지만, 대한민국에서 남자와 여자가 두 살 차이난다는 것은 사실 여자가 반년에서 1년정도 먼저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 총각, 아껴쓰고 저축하고는 있지만 사실 집 사고 뭐 하고 할 만큼 변변하게 뭘 모아놓았을 리가 없다. 아니, 그래도 적금 꾸준히 붓고 있는 것만으로도 칭찬해 줘야 하겠지만.

하여간 이 빈티나는 총각과, 털어 먼지도 안 나는 처녀가, 양가에서 10원 한 장 안 받고 결혼하겠다고 결심하였으니 당연히 결혼식에 대한 환상이니 뭐니 그런 것 없다. 결혼반지는 둘이 합쳐 15만원 안쪽에서 해결하기로 했고, 다른 예물은 안 주고 안 받을 것이며, 시부모를 아웃오브 안중해 버리는 이 센스로는 당연히 예단같은 것 없다. -_-+ 마음같아서는 동사무소에서 혼인신고나 하고 나 결혼했소 하고 주위에서 친한 사람 한 스무 명 불러 밥이나 한턱 쏘고 끝내고 싶지만, 바로 그렇게;;; 엄마 표현대로라면 “입던 옷만 싸들고 와서 거지같이” 결혼하셨던 우리 엄마가 그런 짓 하려면 의절하자고 하시니 이거야말로 천만 뜻밖이다. 아니, 왜. 결혼은 축하받을 일이니까 밥 한턱 쏘고 축하나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였지만, 적어도 큰 일 치를 때만은 사람 사는 게 그렇게 안드로메다해서는 안 된다는 게 엄마 말씀이니 할 수 없다.

웨딩드레스 입기 싫은데 식장 같은 데서 안 그러기도 사실 웬만한 깡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젠장, 대체 우리나라의 전통에도 맞지 않고, 그렇다고 아주 서양식을 따라간 것도 아니며, 합리적인 구석이라고는 없이 보고 있으면 실실 실소만 나오는 이벤트와 싸구려 키치로 중무장한 것 같은 그따위 결혼식을 하느니 식장에 임페리얼 마치를 깔고 들어가주마!!!! 결혼 전에 신부의 얼굴을 누가 보냐! 이왕 그리 들어가는 것 다스베이더 가면이라도 쓰고 들어가주마!!!!!! (탕)

……이랬다가는 매장당하겠지;;;; (후우)

난 대체 왜 결혼식이, 그런 뿌리없는 형식을 따라가며 돈을 처바르는 행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제부터 이 남자와 평생 해로하고 살겠습니다 하고, (그러니까 수틀린다고 막 깨지고 그러지 말라고) 주변에 증인삼아 밥이나 사면 될 것 같은데. 사람 사는 일이 그렇지 않다니 큰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데 까지는 돈 안 들이고 내 고집대로 할 거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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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무엇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일까

그러니까 때때로……

나는 그때 내게, 내 동기들인 여자애들이 나를 용서할 수 없게 만들었던 뭔가가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길을 가다, 혹은 출근을 하다가, 서울에서, 용산에서, 부평에서
내 동창이었던 남자애들을 만났을 때에는 보통
악수를 하고, 연락처를 교환하고, 잘 지내냐, 뭐 하고 먹고 사냐 하고 몇 마디 묻고
더러는 남자 동창들의 모임에 끼어드는 일도 있는데.

여자동창들은 그렇지 않았다. 단 한 번도.

마주한 것이 언제나 적대감 뿐이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뭐 하고 살아?”해서 하는 일을 이야기하면 (출판사에 다닐 때건 컴 일을 할 때건 공무원이 된 지금에 와서건)
“겨우?” 하는 비웃는 듯한 대답이 돌아오는 것이 보통이었다.
내가 아는 남자애들 중 닥터나 덴티나 한의사나 약사가 된 애들 말고는 다들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되었던데 말이지. 회사원이고 공무원인게 그렇게 비웃을만한 일인가?
(문과 애들하고는 안 친했다고요……)

아, 그리고 어쨌건 서로 알아는 봤고 인사도 했더니
“너 고등학교 때 엄청 재수없었는데 요즘도 그러고 살아?”라는 말도 들어보았다.
그것도 서로 다른 애들한테 두 번.
처음 들었을 때는 황당했고, 두번째 들었을 때는 “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였거든.”하고 빙긋 웃어주었다.

길가다가 남자 동창들이 물었다.
동창회에 왜 한 번도 안 나왔어.
이유는 간단하지. 한 번도 연락을 받지 못했거든.
“연락처 줘, 여자총무한테 알려줄 테니까 다음엔 나와.”
연락처는 주지만 알고 있는데, 절대로 연락 안 오거든…..
그러니.
내가 걔들이 재수없어서 뒤에서 씹느라 안나갔다는 거짓 정보가 돌게 되는 거다.
우와, 졸업한 뒤에도 그런 소리를 듣고 있었다니.

그래, 그건 분명히 그년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애들이 10년이 지나 길 가다가 나를 만났을 때에도 그따위로 굴 수 밖에 없을 만큼
내게는 그 애들이 용서할 수 없는 무엇이 있었던 걸까.

“그거야 미모죠.”

인 것은 아닐테고….. (훗)

그러고 보면 유일하게 제대로 어울려서 살았던 여자들이 별님사랑 여자들밖에 없구나…..

난 그래서 민주가 꽤 존경스러운데, 그 친구가 여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난 상당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거든.
여중-여고-여대를 나오고도 사람은 미치거나 자살하지 않을 수 있구나, 하고.

그래도
고등학교 동창들 중에 백수가 없이 다들 닥터, 덴티, 한의사, 약사, 대기업, 공무원, IT, 학교 선생 등등
몇몇 아픈 애들하고 몇몇, 시집간 애들 빼고는 요즘같은 청년실업 시대에
다들 4대보험 적용되는 곳에 취직해 있는 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중에 성공하는 놈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계층별로 인맥이라는 게 남겠지.
몇몇, 고등학교 다닐 때에도 이야기를 했고 지금도 가끔 만나는 애들은 또 그 애들대로, 남을 것이고.

어차피 내가 타려는 테크트리야, 결혼도 하고 입에 풀칠은 해야 하니 공무원이 되었고
그 목표가 달성되었으니 열심히 책 보고 글 쓰며 사는 것이니까.

고등학교 동창들 따위 안 만나도 상관없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알고 싶다. 무엇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인지.
그 쓰레기같은 근성들과 상관없이 대체 무엇때문에 그리하였던 것인지를.
그건 수학문제를 푸는 것과 같아서
4과를 풀고 지나가야 8과를 풀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4과를 푸는 것이 너무 괴롭고 힘들고 슬퍼서, 그냥 눈 감고 있다가 연습문제 몇 개만 풀고 도망쳐 버렸다.
그래서 언젠가 8과를 풀 때 더 괴로워질 것을 알고 있으니까.
잘못되었다고 생각된 곳에서 잠깐 멈추어 서서, 다시 4과의 일을 생각해 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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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성폭력 : 나는 여자다! 하고 손가락 세 개 구부리고 눈알도 비우며 말해야 알아들을겁니까?!

속이 상해 울어도 화가 나서 어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놓인 쓰레기통을 걷어차고 와도 소용없다. 그러니까 울지 않는다. 쓰레기통도 안 걷어찬다. 그래도,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느끼고 있거든.

하루에 대여섯번은 꼭 듣는다. 농담이라는 탈을 쓴, 내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인당하는 말들을.
예비군 훈련은 언제냐, 남학교 나왔지, 남자잖아, 그거 너희 아빠 젊었을 때 입던 옷 아니야 하는 그런 말들.
그러면서도 걸핏하면 계속되는,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농담.
내가 남녀공학에 이과대 들어갔다 공과대 졸업하며 남자들에게 그런 말 밥먹듯 들어봤으니 가만히 있지, 수위가 낮은게 아니거든.
여동생이 직장에서 그런 말 들으면 화 나실 텐데요;;;;;;

머리가 길고 찰랑거리며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는 관찰의 대상이고
머리가 짧고, 매일매일 위 아래 옷 맞추어 입는게 귀찮아 수트에 셔츠만 바꿔 입으며 조합은 몇가지인지를 계산하고 있는 여자는 조롱의 대상이지.
짐이 무거워서 들어달라 도와달라 하는 여자는 저래서 여직원들은 안돼- 고
그 소리 듣기 싫어 죽을 힘을 다해서 짐을 들고 오르내리는 여자는 네 팔뚝 굵은 것이요 여자도 아니라고 하니 참 난감하다.

잘 지내려고 농담으로 받아쳐도 소용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성적 수치감을 유발하는 말이니 성희롱이라고 정중하게 말해도 소용없다.
사무실 분위기 좋고, 너 있기 전에 있었던 사람은 안 그랬는데 까칠하게 군다는 식이다.

어디 가서 하소연한들 그분은 미혼 독신남이니, “너한테 관심있나보지” 이상의 대답을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하소연한들 소용없다.

당신이 너무 특이하고 예민해서 그런 말을 못 받아들이는 거다. 하아, 젠장. 어디가나 말조심. 말조심이다.

ps) 사실은 그게 많이 속이 상해서 어디 올렸더니 반응 참 재미있더라. 내가 예민하다라…..
당신이 남자인데, 반년동안 너 계집애지, 너 여학교 나왔지, 여친이 있다고? 동성친구네? 그런 말을 들으며 살면 안 미칠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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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와 예단에 대한 생각

작년쯤,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그 친구가 술을 마시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혜진아, 난 지금까지 우리 엄마 아버지를 평생 존경해 왔어. 물론 반항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존경하고 있었거든. 근데 말이야, 나 결혼 앞두고서 혼수나 예단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난 설마 우리 부모님이 그러실 줄은 몰랐어. 우리들 둘 다 젊으니까, 게다가 집도 우리 집 2층에 들어와서 살 거니까 그냥 장농이나 화장대나 필요한 것만 해 와라 그러실 줄 알았다고. 그런데, 아니더라. 남들보다 특별히 못난 것은 없어도, 남들보다 특별히 잘난 것은 없는데. 설마 그런 것들 요구해서 걔 울리고 장모님 되실 분 속상하게 하실 줄은 몰랐어.”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보통은 여자친구들에게서 들을 것이다. 시댁 쪽에서 뭘 해달라고 해서 엄마랑 엄청 속상하고, 모멸감 느끼고.

하지만 남자 친구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 혼수며 예단을 과도하게 요구한 시부모와 그로 인해 파탄난 결혼들에 대해 나오고 있는데, 보는 내내 심란했던 것은 나 역시 몇년 안에 결혼을 하게 될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겠지. 하지만 언젠가 세이군에게도 말한 적 있지만.

조선시대 선비들 역시 실용적 측면에서 결혼을 통하여 재산 분할을 하기도 하였지만

신부의 집안에 대고 혼수 어쩌고 하는 종자들은 매매혼을 하는 자들이라 하여 쌍놈으로 여겼다 이거다.

자고로 예단이란 결혼하면서 시부모 될 이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이요, 혼수란 신부가 앞으로 신랑과 결혼하여 살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장만해 가는 것이다. 보통 장남이 아닌 이상에야 결혼을 하며 집을 마련해 나오는 쪽이 남자였으니, 그 집에 살림을 채우는 개념으로 생각했다던가. 그러니 정말로 숟가락 두 벌만 갖고 결혼했다던가, 이불 한 채 새로 장만한 것이 고작이었다던가, 물 한 그릇 떠 놓고 맞절하고 같이 살았다던가가 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예단이라는 것도 시부모 될 이들 옷 해입으시라고 피륙 장만해 넣는 정도라 하였고, 살림도 양측 집안의 재산이나 격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지만 보통 필요한 것을 간소하게 장만해 가는 것이라 들었다.

(물론 김약국네 딸네미들처럼 이런저런 흠이 있으면야 양념단지 열두개에 버선만 열 죽을 해서 시집가기도 하겠지만 대개는 그렇다. 양반 집안 딸들이 그렇게 흠있는 결혼 하는 경우도 보통은 없었을 것이고)

 

근데 예단이 저 지경이 된 것이 일제시대 때 부터의 풍습이라는 것을, 그 “쌍놈의 시부모”들은 알까?

일본 유학을 다녀 오거나 신학문을 익힌 똑똑한 사위를 맞아들이기 위해서, 가난하지만 머리좋아서 고학을 해서라도 공부를 한 총각을 사위로 들이기 위해서 한 재산 싸들려 보낸 것이, 판검사 사위 보려고 열쇠 세 개는 기본…… 이라는 악습으로 변신한 것이다. 뭐, 물론 생각해 보면 그렇게 가난하지만 머리 좋아서 신식 학문을 공부하고 돌아온 사윗감을 들이려고 한 재산 떼어 결혼시켰더니 이놈이 “마르크스 주의자” 라던가 “독립운동가” 라서 재산 다 말아먹고 종적을 알 수 없는데 만주로 갔다는 소문만 돌아 딸네미는 반쯤 청상 상태가 되어서 심심하면 일본 경찰이 와서 남편 못봤느냐고 윽박지르고 가면 그야말로 #되었다 겠지만. -_-;;; 문제는 이게, 사 자 붙은 일부 신랑감 뿐 아니라, 삼성이나 기타 대기업 다니는 총각들, 심지어는 교사니 공무원들 중에도 저런 것을 요구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아니, 사 자 붙은 신랑감들이 요구하는 것 역시 옳지 못하다.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처가에 팔아버리는 놈들이지.)

 

 

그래서 나는 세이군에게.

 

“난 말이야, 숟가락 두 벌은 너무하고, 나 쓸 책상이랑 컴퓨터랑 책꽂이만 마련해서 갈 거야. 예단도 너희 아버지야 양복 있으실 테니 어머님 한복이나 우리 엄마랑 색 맞춰서 안 비싼 것으로 준비할 거고, 네 동생이나, 너희 집안에 그 십수명의 삼촌들 따위는 아예 아웃 오브 안중이거든? 그러니까 너도 예물로 그냥 반지나 한 쌍 준비하고 어디 전세 얻을 궁리나 해. 너희 집에 들어가서 안 살 거고, 그 밖의 것들은 살면서 필요한 대로 후라이팬도 사고 밥공기도 사고 해. 그게 싫다고 혹시 내 앞에서 예단이나 혼수에 대해 너희 부모님이 한 마디라도 하면, 난 재수없어서 너랑 결혼 안 할 거니까 네가 알아서 단속해.”

아니, 진담이다.

계급사회는 사라지고 오래 지났지만, 그래도 우리 증조 할아버님은 선비셨고(할아버지는 6.25때 전쟁통에 돌아가셨으니 패스. 하지만 전쟁 전에 글도 잘 하고 취미로 씨름을 잘 하셨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족보에 쓰인 것이 그렇지 않더라도, 사람은 적어도 선비같은 품위를 지니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돈으로 아들을 사고 파는 쌍놈의 사고방식을 가진 집구석에 며느리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거든. 그러니까, 세이군이 잘 해 주기를 바란다. 진담이다, 이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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